부모 죽인 '원수' 앞에서 '살기 위해' 춤춰야 했던 17살 발레리나
부모 죽인 '원수' 앞에서 '살기 위해' 춤춰야 했던 17살 발레리나
2018.02.13 17:48

인사이트CNN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1945년 5월 4일. 시신들이 가득 쌓인 나치의 한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한 소녀가 발견됐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고의 발레리나를 꿈꾸던 평범한 소녀 에디트 에거(Edith Eger)가 감당해야 했던 비극적인 사연을 재조명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른 1944년 3월, 코시체라는 작은 도시에 살던 헝가리계 유대인 가족이었던 에거의 집에 나치군이 들이닥쳤다.


17살 소녀였던 에거는 이날 처음 '죽음의 천사'로 악명을 날리고 있던 나치 친위대 장교 요제프 멩겔레 박사와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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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샤워실로 불리는 가스실과 강제노역장 등으로 보낼 유대인을 선별하는 결정권을 쥐고 있던 사람이었다.


실제 요제프 박사는 유대인들을 '생체실험용'으로 이용하며 잔인하게 학대, 고문해 죽게 만든 '악마'로 유명했다.


안타깝게도 에거의 부모님은 독가스실로 끌려가 허망한 죽음을 맞았고, 에거는 죽음의 문턱에서 겨우 벗어나 살아남았다.


얼마 후 겨우 마음을 다잡고 홀로 수용소 생활을 시작한 에거에게 요제프 박사가 찾아왔다. 그는 에거에게 "나를 즐겁게 해주면 살려주겠다"고 협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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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에거는 아무 이유 없이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부모를 죽인 '원수' 앞에서 '살기 위해' 자신의 꿈이었던 춤을 춰야 했다.


2015년 1월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해방 70주년 행사에서 에거는 "그는 엄마를 가리키며 왼쪽으로 가라고 말했고 나도 엄마를 따라갔죠. 그때 그가 나를 붙잡았어요. 그 눈빛을 결코 잊을 수 없어요. 그는 '엄마를 곧 볼 수 있다. 엄마는 샤워하러 간 거야'라고 말했죠"라고 말문을 텄다.


이어 "죽음의 천사, 나의 부모를 죽인 원수 앞에서 요한 슈트라우스의 '푸른 다뉴브강의 왈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내내 나는 내 부모가 겪은 고통을 떠올리며 괴로워했다"고 까맣게 타버린 속 이야기를 전했다.


에거는 "그저 너무 무섭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눈을 감고 춤을 추는 내내 부모님이 어떻게서든,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으라고 했던 마지막 유언을 떠올렸다. 덕분에 나는 끔찍한 수용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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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에 따르면 에거는 이날 춤을 춘 것에 대한 보상으로 빵 한 덩이를 받았고, 함께 있던 주변 친구들과 빵을 나눠 먹었다.


훗날 함께 빵을 나눠먹었던 친구들은 아우슈비츠가 소련군에 의해 해방된 뒤 오스트리아로 가는 '죽음의 행진' 때 병과 굶주림에 쓰러진 에거의 생명을 구해줬다고 알려졌다.


끝까지 세상에 살아남은 에거는 1970년대에 심리학 공부를 시작해 임상심리학자로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한 인터뷰에서 에거는 "어떤 면에서 아우슈비츠는 내게 엄청난 선물을 줬다. 사람들이 충격에서 회복하고 인내하도록 안내해 줄 수 있으니 말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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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의 피나는 노력을 보여주는 한 장의 사진무대 위 아름다운 백조가 되기 위한 발레리나의 끝없는 인내와 고통을 보여주는 사진이 공개됐다.


'히틀러'의 나치가 자행한 소름 돋는 '잔혹 행위' 6가지나치의 소름 끼치고 잔혹한 만행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사진으로 살펴보자.


김나영 기자 nayou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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