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워킹 홀리데이 중인 여동생이 택배 받았다가 '마약 미수'로 구속됐습니다"
"호주서 워킹 홀리데이 중인 여동생이 택배 받았다가 '마약 미수'로 구속됐습니다"
2018.02.12 17:00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났던 한국인 여대생이 우리나라 돈으로 약 120억원에 달하는 마약사건에 연루돼 현지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친오빠는 그저 지인의 부탁으로 여동생이 택배만 받아줬을 뿐 마약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도움을 호소했다.


지난 9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갔다가 억울하게 '마약 미수'로 구속돼 있는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달라는 친오빠 청원글이 올라왔다.


친오빠 A씨가 올린 청원글에 따르면 여동생 B(24) 씨는 지난해 9월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나게 됐고 현지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지인을 통해 C씨라는 여성을 소개 받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C씨는 여동생 B씨가 호주 현지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줬고 자연스럽게 C씨의 남자친구인 D씨를 아는 사이가 됐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D씨가 한국으로 돌아갔고 며칠 뒤 D씨는 여동생 B씨에게 아르바이트할 생각이 없냐면서 택배를 받아 보관만 해주면 되는 일이라고 B씨를 꼬드겼다.


아무런 의심없이 여동생 B씨는 D씨에게 호주에서 머물고 있는 집 주소와 영문 이름을 알려줬고 얼마나 지났을까. D씨가 보낸 택배가 집에 도착했다.


그런데 문제는 D씨가 보낸 택배에는 다름아닌 '슈도에페드린(Pseudoephedrine)'이라고 불리는 마약 원료 물질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D씨가 보낸 택배는 배송 도중 인도네시아 세관에 적발됐고 호주에 있던 여동생 B씨는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지난 1월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친오빠 A씨는 "동생은 아는 사람의 부탁이었고, 그것으로 사례비를 받을 수 있다고 하여 수락했을 뿐"이라며 "내용물이 마약인지는 천혀 몰랐다고 진술했지만 호주 측에서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다급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호주에 있는 한국 영사관을 통해 국제변호사를 급히 고용했다"며 "힘들게 버티고 있는 동생을 생각하면 그저 답답하고 억울할 따름"이라고 눈물을 떨궜다.


D씨가 보냈다는 택배는 총 6박스로 상자 안에는 병당 1000정의 알약이 들어있는 병이 100병씩 각각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무게만 약 109kg에 달할 정도로 10만정이라는 어마어마한 알약이 택배 상자 안에 들어 있었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했을 때 약 120억원에 달하는 양이다.


여동생 B씨는 "나 좀 빨리 꺼내달라", "나는 정말 아무 것도 몰랐다" 등 가족들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하며 하염없이 울기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오빠 A씨는 "재판은 1~2년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그 비용 또한 만만치가 않다"며 "현재 약 20일 정도가 경과됐는데 약 5500달러(한화 약 470만원)를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호사 수임료와 관련 앞으로 들어갈 비용만 해도 가족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든 액수"라고 답답함을 털어놨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에 있는 친오빠 A씨는 마약 관련 수사를 요청하기 위해 경찰청에 신고를 하러 갔다. 하지만 D씨에 대해 관세법 및 약사법으로 처벌만 가능할 뿐 마약 관련 법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호주 현지에서 마약으로 분류되는 '슈도에페드린'이 우리나라의 경우 감기약에도 들어가는 성분으로 의약품에 등록돼 있어 수입 시에만 처벌이 가능하는 등 마약 관련 처벌 규정이 미비했다.


친오빠 A씨는 "'슈도에페드린' 성분이 반출되었음에도 우리나라에서 보낸 이는 처벌을 받지 않는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무엇보다 아무것도 모른 채 타국에서 차디찬 감옥에 있을 여동생을 생각하면 오빠로서 가슴이 무너지는 듯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동생이 유죄판결이 확정, 선고되면 최대 25년형을 받을 수 있다"며 "각종 정황들이 참작되어도 약 10년 미만의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기에 마음의 준비를 해두라고 하더라"고 상황을 전했다.


인사이트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친오빠 A씨는 "24살 꽃다운 나이의 여동생이 받을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가족들이 겪어야 할 고통은 너무나도 버겁다"며 "부디 이런 사항을 헤아려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련 당국이 힘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도움을 청했다.


외교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지 대사관을 통해 변호사 선임 등으로 여동생 B씨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로서 아르바이트를 먼저 제안한 D씨가 직접 호주 재판에 참석해 증언해주는 방법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D씨가 호주로 가는 순간 바로 체포되는 피의자 신분이 된다.


이 때문에 D씨가 자진해서 가지 않는 이상은 여동생 B씨는 택배를 받아줬다는 이유만으로 징역형을 살아야할지도 모르는 처지다.


한편 워킹 홀리데이 중에 마약 미수로 구속된 여동생을 도와달라는 청와대 청원글은 현재 1만 2천명이상이 서명에 동참하며 당국 차원의 대책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의원 시급 '7530원'으로"…국민 청원 '21만명' 돌파국회의원의 임금을 최저임금으로 책정하자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 20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시한부 아들' 뇌종양 치료 위해 대마 샀다가 '마약 밀수범' 된 엄마해외와 다르게 대마의 의료 처방을 불법으로 간주하는 국내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장영훈 기자 hoon@insight.co.k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