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싸움대회, 명칭 '힘겨루기대회'로 변경...대회 개최 앞두고 동물학대 논란

'달성 전국민속 소힘겨루기대회' / 달성군

대구 달성군의 관광자원 '소 힘겨루기대회'가 동물 학대 논란에 직면했다.

소 힘겨루기대회는 두 마리의 황소를 맞붙여 승부를 겨루게 하고 이를 보며 즐기는 우리나라의 전통 민속놀이다. 과거에는 'OO 소싸움'으로 불렸다.

대구 달성군은 전통 민속놀이 보존계승과 볼거리 제공, 관광자원의 하나로써 '소싸움'을 추진하고 매년 개최해왔다. 앞서 동물 학대 사업에 예산 투자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으로 인해 '소싸움' 대회의 명칭을 '소 힘겨루기대회'로 변경했다.

청도 소싸움 대회 / 뉴스1

최근 달성군에 따르면 올해도 오는 24일~28일 5일간 달성강변야구장 옆 하천부지에서 '제22회 달성 전국 민속 소 힘겨루기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의 싸움소 170마리가 출전하며 백두, 한강, 태백 등 3가지 참가 종별로 각각 500만 원의 우승상금이 걸려있다.

대회 개최를 위해 대구시는 3천만 원, 달성군은 1억 4천만 원, 협회는 895만 원을 부담하는 등 총 1억 7천895만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청도 소싸움 대회 / 뉴스1

이에 녹색당 대구시당은 대회 개막식인 27일 현장에서 현수막을 내걸고 1인 시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정화 녹색당 대구시당 운영위원장은 "불법으로 명문화해야 할 동물 학대 행위를 혈세로 추진하는 행위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화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달성군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올해도 대회를 앞두고 대회개최를 반대하는 동물보호협회나 녹색당 쪽에서 문의 겸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내년도 행사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박소영 녹색당 대구시당 동물권위위원장은 "동물끼리 싸우게 하는 행위에 대해 시민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며 "전통 민속이나 관광이라는 미명아래 진행되는 소싸움대회는 중단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뉴스1

한편 현행 '동물보호법'에는 도박과 오락, 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동물학대로 규정되고 있지만, '전통 소싸움 경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자체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허가를 얻어 개최하는 소싸움은 예외다.

소싸움대회를 개최하는 지자체는 달성군, 경북 청도군, 경남 창원시와 진주시, 창녕군, 의령군, 충북 보은군 등의 7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