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머리카락 나왔는데..." 거짓 사연 만들어 공짜 음식 먹으려는 신종 '배달 거지' 수법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이전에 주문한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서비스를 요구하고 이를 거절하면 주문을 취소해 버리는 신종 '배달 거지' 수법이 등장했다.

지난 15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서울 은평구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씨는 "동일한 집 주소에서 올해 새해 첫날 한 번, 오늘(15일) 늦은 저녁 한 번 두 번의 주문을 받았다"며 영수증을 공개했다.

주문 영수증에는 고객의 요청 사항이 가득 담긴 모습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고객은 지난 1월 1일에 "저번에 배달시킬 때 머리카락이 있어서 메뉴 재조리 해주신다고 하셨는데 안 되시면 취소해 주세요"라고 적었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저번에 아귀찜에서 머리카락 나와서 중자로 사이즈 업 해주신다고 하셔서 시켰는데 혹시 안되면 취소 부탁드립니다"라고 쓰여 있다.

요청 사항대로라면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와서 사장이 고객한테 서비스를 약속했다는 건데, 문제는 이러한 사장은 서비스를 약속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A씨는 "이렇게 머리카락이 나온 사례가 없어서 처음엔 뭐지 했다"며 "뒤이어 사기인 것 같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기가 의심된 그는 곧바로 배달 어플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주문한 고객 역시 주문이 취소됐음에도 연락이 오지도, 연락이 닿지도 않는 상황이다.

A씨는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이런 주문은 화가 나기보다 힘이 빠진다"며 "상습인 건지 왜 이러시는 걸까. 이런 주문 받으신 사장님들 계시냐"고 의견을 물었다.

A씨 사연을 접한 다른 자영업자들 역시 "정성 들여 참 길게도 썼다", "요즘 배달 거지 유형이 점점 늘어난다", "한숨밖에 안 나온다", "아이도 있다면서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황당해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배달 거지'란 여러 가지 이유로 무료 배달을 요구하는 이들을 일컫는 단어다. 

최근에는 '배달 거지'에 당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벌레가 있다며 환불을 요구한 손님이 수거 요청에 다 먹은 케이크 박스를 돌려보낸 사연이 전해졌다.

또 음식을 주문했다가 조리에 들어가면 음식 사이즈를 더 작은 중자, 소자로 재주문하는 신종 수법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미 큰 사이즈로 조리 중인 점을 악용해 무료 사이즈업을 노린 교묘한 수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