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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반려동물 10마리 중 4마리...입양 못 가 보호소에서 생 마감한다

구조된 반려동물 10마리 중 4마리가 입양되지 못해 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사이트추석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2020년10월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물사랑센터 계류실에서 반려동물 관리사가 추석기간 버려진 반려견을 돌보고 있다 / 뉴스1


[뉴스1] 조현기 기자 = "반려동물, 쓰다 버리는 물건이 아닌 가족입니다"


매년 명절이 되면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수막이다. 연휴 기간 급증하는 반려동물 유기를 방지하기 위해 동물보호단체가 설치한 것이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24일 뉴스1과 통화에서 "동물 유기는 절반의 확률로 죽음에 이르는 '학대'"라고 강조하며 "학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3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반려동물 보호 및 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물보호센터가 지난해 구조한 반려동물은 무려 11만 3440마리에 달했다. 다행히 구조된 동물 중 1만4031마리는 소유주에게 돌아갔고, 3만1182마리(27.5%)는 입양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이 중 자연사는 3만490마리(26.9%), 인도적 처리(안락사)는 1만9043마리(16.8%)에 달했다. 구조된 반려동물 10명 중 4마리 이상(43.8%)이 죽음에 이른 것이다.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경우 현재 '동물보호법 제97조'에 의거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규정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계속 반려동물을 유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법률가들은 한 목소리로 현재 동물보호법에 좀 더 강화된 처벌 규정이 필요하고, 근본적으론 반려동물에 대한 법의 인식 전환 자체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법무법인 광야의 양태정 변호사는 "우리의 감정(마음)에는 동물을 '반려'의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법에서는 동물을 동산(물건)처럼 생각하고 있다"며 "이런 기본 인식으론 벌금형을 높이기엔 다른 동산(물건)과의 형평성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법조계 차원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한 대형로펌의 형사팀 변호사 A씨도 "현재 법 규정으론 처벌의 한계가 명확하다. 이런 상황에서 반려동물 유기에 과하게 처벌 규정을 적용하면 동산(물건)으로 취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동산과의 법적 형평성 문제도 있을 수 있다"며 "근본적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또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처벌 조항 강화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동물 유기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인 변화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양 변호사는 "집단 유기의 경우에는 처벌을 더 강화하고, 벌금형의 상한선을 높여야 한다"면서도 "이와 함께 '반려동물등록제를 활성화 유기했을 경우 소유자에게 동물단체가 유기 동물을 구한 비용과 인력을 구상권 형식으로 '민사청구'하는 적극적인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 팀장은 "처벌도 중요하지만 동물을 준비 없이 맞이하고 키우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현재 동물을 구매하는 것은 일정 연령만 되면 아주 조건 없이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어 지난달 31일 반려동물 불법 영업 근절 대책 회이에서 '반려동물 입양전 교육 제도화'를 포함시켰다"면서 "근본적으로 반려동물을 맞이하는 것은 계속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사람들이 인식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