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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출신 남친, 알고보니 공기업에서 '재직자 전형'으로 간 거였는데, 이거 사기죠?"

명문대 출신 남자친구가 수능이 아닌 '재직자 전형'으로 학교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실망했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명문대 나온 남자친구...'입학 방식' 두고 설왕설래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지연·혈연·학연' 등을 중요시 생각하는 '연고주의'는 예전부터 우리나라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대학교에 가야만 번듯한 사람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쉽게 치부되곤 한다. 


학교에 들어가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수능을 보고 들어간 게 아니라면 아무리 좋은 학교라 해도 "제대로 간 게 아니다"란 인식이 깔린 경우가 많다. 


세대가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남아 있는 이런 인식은 연인 관계에서도 문제를 야기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건 학력으로 거짓말 친 게 맞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남자친구가 자신에게 학력을 속인 게 아니냐면서 사연을 털어놨다


A씨는 남자친구 B씨와 여행지에서 처음 만났다. 상대에 대해 아는 게 많이 없었던 터라 A씨는 B씨의 SNS를 탐색하며 그에 대해 알아갔다.


B씨의 SNS 프로필에는 버젓이 '명문대 졸업'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공기업에 근무 중인 터라 같은 20대 또래 중에서도 벌이가 넉넉했다. 대화도 잘 통하고, 박식한 B씨가 맘에 든 A씨는 그와 교제를 시작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재직자 전형으로 명문대 간 남친에 배신감 느낀 여친


시간이 지나 A씨는 우연히 남자친구가 마이스터고를 졸업한 것을 알게 됐다. 남자친구는 회사에 입사한 후, '재직자 전형'으로 대학교 학사를 딴 것이었다. 


'재직자 전형'은 고등학교 졸업자가 대학교에 갈 수 있게 돕는 전형이다.


고등학교 졸업자여도 학교마다 차이가 있다. 마이스터 고등학교(실업계 고등학교) 졸업자는 별도의 훈련 없이도 산업체 근무경력 3년만 쌓으면 '재직자 전형' 지원이 가능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반면 일반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별도의 직업훈련을 1년 이상 받고, 산업체 근무경력 3년까지 쌓아야 해당 전형으로 지원이 가능하다.


A씨는 남친이 대학에 들어간 방법을 알게 된 뒤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다. 남자친구가 실업계 고졸 출신에, 수능으로 명문대를 입학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재직자 전형으로 대학 들어갔다는 거는 솔직히 사귀기 전에 미리 말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면서 "이렇게 생각하는 저, 너무 속물인가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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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 맞다 vs 남친이 아깝다


A씨 사연을 접한 누리꾼 반응은 양쪽으로 나뉘었다. 


A씨를 옹호하는 누리꾼은 "실업계고 가는 애들 대부분이 양아치인 거 모르냐"며 "집안이나 살아온 환경을 알려주는 게 환경이다"며 A씨 편에 섰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반면 "재직자전형이 뭐 어때서? 열심히 살았다는 거 아니냐. 진짜 속물이다. 남자친구가 아깝다"는 반응을 보인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한편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도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허준이는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했고, 이후 서울대학교에 진학했다. 현재는 미국 프리스턴 대학교 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