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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쥐에게 늙은 쥐의 피를 수혈했더니 2주 후 벌어진 일

고려대 의대와 미국 UC버클리 공동연구진이 젊은 쥐에 늙은 쥐의 피를 수혈하는 실험을 한 결과가 많은 이들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인류의 가장 오랜 꿈이자 공통의 과제는 바로 노화 없이 오래오래 사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인류는 노화를 막고 불로장생하기 위해 끊임 없이 고민해 왔다.


노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2010년대 이후 크게 주목받은 것 가운데 하나가 젊은 피의 회춘 효과다.


당시 동물실험을 통해 이를 확인하는 연구들이 여럿 발표됐다. 그런데 거꾸로 늙은피를 주입하면 어떤일이 벌어지게 될까. 


고려대 의대와 미국 UC버클리 공동연구진이 젊은 쥐에 늙은 쥐의 피를 수혈하는 실험을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결과는 놀라웠다. 지난 달 29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대사는 고려대 의대와 UC버클리 의대 공동연구진이젊은 쥐의 몸에 늙은 쥐의 피를 주입한 실험 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생후 3개월 된 젊은 쥐에게 생후 2년이 거의 다 된 늙은 쥐의 피를 수혈했다. 2주가 지나자 젊은 쥐의 몸에서 노화 세포 수가 크게 늘어났다. 간과 신장 등 여러 기관의 세포가 손상을 입고 세포 분열을 멈췄다.


그렇다고 죽은 것도 아닌 일종의 좀비세포가 됐다. 이는 노화가 시작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간과 뇌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젊은 쥐의 근력도 늙은 쥐의 피를 수혈한 뒤 약해졌다. 나이를 많이 먹지 않았는데도 세포 노화가 진행된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진은 혈액 내 노화 세포에서 분비되는 인자들이 혈액 속을 순환하면서 젊은 쥐의 세포와 조직을 노화시키는 '노화 전이'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암 세포가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서 전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노화 세포는 증식을 멈추는 대신 염증성 물질과 단백질 분해 효소 등을 분비한다. 이를 노화연관 분비표현형(SASP)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구체적으로 노화 세포에서 분비되는 어떤 물질이 노화 전이를 일으키는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노화 과정이 단순히 생물학적 시간의 흐름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 노화 전이를 통해 가속될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의 노화 치료 연구는 노화 '세포' 자체를 처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이번 연구는 노화 '전이'라는 메카니즘을 다룬다는 점에서 새로운 개념의 접근법이라는 것이다.


다음 연구 과제는 구체적으로 노화 전이를 일으키는 물질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