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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쏜 포탄에 오빠 부상당하자 6·25전쟁 뛰어든 18살 '여군' 참전용사

한국전쟁의 숨은 영웅 '여성의용군' 출신인 3명의 여성 참전용사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 전해졌다.

인사이트행진하는 여성의용군 / 국가기록원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전쟁이 격화되자 평범한 여성들도 전쟁터로 향했다. 이들 역시 다른 군인들과 마찬가지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켰으나 그동안 소외됐던 게 사실이다. 


25일 조선일보는 한국전쟁의 숨은 영웅 '여성의용군' 출신인 3명의 여성 참전용사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여성의용군은 1950년 9월 부족한 전력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모집했다. 500명을 선발하는 1기 여성의용군에 지원한 여성은 2000명이 넘었다. 


인터뷰에 응한 이점례 할머니는 전쟁 당시 최전방에서 근무했다. 그는 "체격도 크고 총을 잘 쏴서 훈련소에서 M1 소총 부대에 있었다"며 북한군 한 명이라도 쏘고 싶어 전방에 나가겠다고 자원했다"고 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전쟁기념관 공식 블로그


그는 전투에 직접 참여하고 패잔병들을 대상으로 정신교육을 진행하는 등 성과를 거뒀지만 인정받지는 못했다. 


이점례 할머니는 "훈장은 남자들만 다 나눠 가졌다"면서 "여자들이 한 일은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조영희 할머니는 1952년 서울에서 군인과 민간인들의 피 묻은 옷을 빨래해주다가 여성의용군에 자원했다고 했다.


그는 휴전협정일인 1953년 7월 27일을 떠올렸다. 당시 남북한 군인들은 정전이 시작되는 밤 10시까지 서로를 향해 총탄을 퍼부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인천상륙작전'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로드넘버원'


조 할머니는 "밤 10시가 되는 순간 기가 막히게도 총소리가 뚝 멎었다. 갑자기 주변이 고요해지는 그 순간 느낀 기분을 지금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고했다. 


권경열 할머니는 아빠를 따라 서울 동대문에서 쌀장사를 했다. 그러던 중 오빠가 북한군이 터뜨린 포탄 파편에 맞아 부상을 당했다.


오빠를 간호하던 권 할머니는 "내가 오빠 대신 입대하겠다"며 여성의용군에 자원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오빠가 아무 말 없다가 '그래, 가라' 한 게 기억난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나는 이렇게 나이 먹도록 살 수 있었던 게 여태껏 군인 정신이 있었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군인처럼 정의롭고 떳떳하게 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