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엄마 잘 지내셨죠?"...요양병원 면회 허용 '눈물의 상봉'
"엄마 잘 지내셨죠?"...요양병원 면회 허용 '눈물의 상봉'

인사이트가정의 달을 맞아 요양병원·시설의 한시적 접촉면회가 허용된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 시립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에서 박영순(72세) 어르신이 아들과 만나 포옹하고 있다. / 뉴시스


[뉴시스]신재현 기자 = "엄마, 어제 무슨 꿈 꿨어?" "여기서 우리 자식들 만나는 꿈 꿨지."


30일 오전 10시10분께, 서울 성동구 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 1층. 강동훈(47)씨는 어머니 박영순(72)씨에게 안부를 물으며 모친의 손을 연신 쓰다듬었다. 동생 강민희(44)씨는 눈시울이 불거진 채 휴대폰으로 평소 어머니가 좋아하던 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틀었다.


지난 2년 동안 고대했던 어머니와의 만남이었지만 주어진 면회 시간은 단 20분. 남매는 배우가 부르는 곡조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는 어머니를 조금이라도 더 오래 보고 기억에 남기려는 듯 어머니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요양병원·시설의 접촉면회가 이날부터 시작됐다. 비접촉 면회만 허용됐던 지난해 11월18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가족들은 오랜만에 부모님을 만나 행복하다고 말하면서도 면회 시간이 끝날 때 눈물을 쏟는 등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손현주(56)씨도 이날 면회를 통해 2년만에 어머니 박모(83)씨의 체온을 느낄 수 있었다.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모친이 휠체어에 탄 채 울음을 터뜨리며 면회 공간으로 나오자 손씨는 "울면 더 슬퍼지니까 울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어머니를 껴안았다.


면회객들은 이번 만남을 통해 그간 코로나19로 고령의 부모님을 맘 놓고 만나지 못해 생긴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확진 이후 이뤄진 만남이 대부분이었던 만큼 감염에 대한 걱정은 덜한 편이었다.


여동생과 함께 요양센터를 찾은 최희진(41)씨는 "요양센터 근처인 성동구에 살지만 어머니가 필요로 하는 약을 문 앞에서 전달만 해야 했는데 오늘은 어머니를 대면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가정의 달을 맞아 요양병원·시설의 한시적 접촉면회가 허용된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 시립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에서 김영분(90세) 어르신이 딸과 사위 등을 만나 손을 잡고 있다. / 뉴시스


손현주씨는 이날을 기다렸다면서 "보호자 입장에선 명절 등 때 어머니를 뵙더라도 유리막 통해 장갑을 껴야만 어머니 손을 만질 수 있어 그간 참 힘들었다"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일부 면회객들은 인원 및 면회 요건을 만족하지 않은 가족들이 면회에 함께 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일부 가족들은 면회 중간 영상 통화로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가족들과 대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씨는 이날 면회를 오지 못한 남편과 아들 2명이 함께 쓴 손편지와 아들이 접은 카네이션을 어머니께 전달했다.


아들이 접은 카네이션을 편지지에 붙었다고 말한 최씨는 "인원 제한으로 아이들은 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해진 시간대 센터를 찾아 면회를 마친 이들은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손씨는 모친과 헤어지기 전 어머니 건강이 좋아지면 부산을 가자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곽금봉 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 원장은 "빨리 코로나 상황이 끝나 우리 어르신들이 맘껏 가족들이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어르신들이 가족들을 만나는 것만큼 큰 선물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접촉면회는 다음달 22일까지 3주간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확진 이력이 없는 경우 입원환자·입소자와 면회객 모두 방역당국이 설정한 접종 기준을 충족해야 면회가 가능하다.


입소자는 4차 접종, 면회객은 3차 접종까지 마쳐야 한다. 17세 이하 면회객은 2차 접종만 받아도 면회가 가능하다. 이미 확진된 경우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지 3~90일 이내인 사람은 접종력이 없더라도 접촉면회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