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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캐럴 활성화 캠페인'에 12억원 예산 편성...불교계 즉각 반발

불교계가 식당과 카페 등의 매장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많이 틀어달라는 정부 추진 캠페인에 반발하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약 12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캐럴 활성화 캠페인'을 두고 불교계가 반발에 나섰다.


지난 1일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성탄절을 앞두고 주요 라디오 프로그램에 캠페인 광고를 송출한다는 내용 듬을 담은 '캐럴 활성화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캠페인은 '12월엔, 캐럴이 위로가 되었으면 해'라는 이름으로 계획됐다. 투입된 예산은 약 12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날부터 25일까지 캠페인 참여 기관들은 커피전문점, 일반음식점, 대형마트 등의 국민들이 많이 찾는 곳에서 캐럴을 가급적 많이 재생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고요한 밤', '기쁘다 구주 오셨네', '오 베들레헴 작은 마을' 등 22곡의 캐럴을 무료로 제공하며, 음악 서비스 사업자들은 캐럴 홍보 행사를 통해 일반인에게 이용권 3만장을 제공한다.


이에 불교계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노골적인 종교편향 행위'라고 지적하며 캠페인을 중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에게 캐럴로 위로를 전하겠다는 건 지나치게 기독교 중심의 사고방식이라는 지적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는 이날 성명문을 통해 "문체부의 이와 같은 정책은 참으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며 과거 군사 독재 시절에나 가능했던 폭거라고 아니할 수 없다"며 "공평무사한 종교정책을 펼쳐야 하는 문체부가 국민을 위로한다는 명목을 빌미로 기독교의 선교에 앞장서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불교계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문체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밝은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취지에서 정부 차원의 홍보를 진행했으나, 불교계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문체부는 이번 캠페인과 관련해 다른 정부 기관과 민간단체의 참여를 요청하고자 했던 계획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을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캠페인 관련 프로그램 진행에 대해선 취소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문체부는 "천주교·개신교가 시행 주체로서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 관련 프로그램(천주교와 방송사 및 음악서비스 사업자 계약사항)은 취소하기 어려운 점을 널리 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다시 한번 불교계의 입장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점을 사과드리며, 문체부는 앞으로 이와 같은 캠페인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