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능력주의' 강조한 이재용 부회장 "능력 있다면 40대도 대기업 사장"
'능력주의' 강조한 이재용 부회장 "능력 있다면 40대도 대기업 사장"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뉴시스


[뉴시스] 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29일 발표한 인사제도 개편안은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미래 인재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그동안 피력해왔다. 특히 삼성은 국내 다른 기업들이 공채 제도를 폐지하는 상황에서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와 희망을 주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그는 지난 2019년 1월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보며 젊은이들 고민이 새롭게 다가온다"면서 "소중한 아들딸들에게 기회, 꿈과 희망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5월 대국민 입장 발표에서도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청년들의 희망을 위해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며 인재 육성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사실상 연공 서열 중심의 경직적 기업 문화를 유연하고 수평적인 것으로 바꿔야 한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이 부회장은 이번 인사제도 개편을 포함해 그동안 창의적, 도전적으로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고민해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기존 7단계의 수직적인 직급 단계를 직무 역량 발전 정도에 따른 4단계의 경력개발 단계로 변경하고, 직원 간 호칭도 '~님' 또는 '~프로'로 바꾸는 등 직급 단순화를 골자로 하는 제도 개편을 실시했다.


당시 이러한 변화 노력은 세대 간 의견을 보다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문화를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그러고 5년 만에 또다시 제도 개편을 진두지휘하며 수평적 조직문화의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회사 인트라넷에 직급 및 사번 표기를 삭제했다. 또 승격 발표도 폐지하는 한편 상호 높임말 사용을 공식화했다. 직원들이 서로의 직급을 전혀 알지 못한다. 일하는 과정에서 직급이나 연차가 개입될 여지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특히 과감한 발탁 승진이 가능하도록 직급별 표준 체류 기간과 승격 포인트를 폐지했다.


기존 제도에는 CL2(이전 사원∙대리급), CL3(과∙차장급)는 각각 10년 가까이 지나야 승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업무 성과와 직무 전문성을 증명하면 단 몇 년 만에도 승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창의적 인재의 등장을 가로막는 연공 서열 중심의 기업 문화를 배제하고, 인재에 대해서는 정당한 평가와 보상을 하겠다는 것이 이번 인사의 핵심이다. 앞으로 30대 임원, 40대 최고경영자(CEO)의 탄생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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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뉴 삼성을 내세운 이후 그에 걸맞는 혁신적인 인사제도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성전자의 일하는 문화부터 미래지향적으로 바꾸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제도인 만큼 국내 다른 기업, 나아가 우리사회의 조직문화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의 '인재 제일' 경영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창업이념에서 비롯됐다.


고 이병철 선대회장은 1957년 국내 최초로 공개채용을 실시해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노력했으며, 연고주의 인사로 인한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인사시스템을 구축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선대회장의 철학을 이어 받아 신경영을 통해 능력위주의 인사를 정착하기 위한 제도개혁을 이끌었다. 이 회장의 뜻에 따라 삼성은 1993년에는 국내 최초로 대졸 여성 공채를 도입했고, 1995년에는 학력 제한을 완전히 없애는 '열린 채용'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밖에 1993년 단편적인 암기 위주 필기시험을 폐지하는 한편 지원자의 종합적인 자질을 평가하는 삼성직무적성검사를 도입했다. 또 2005년 대학생 인턴제, 2011년 장애인 공채 등 혁신적인 제도 도입에도 앞장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