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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무서워하는 사람은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갖고 있다

주사 공포증을 겪거나 통증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사람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사이트(좌) Natural History Museum, (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ikTok 'linrayray0'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국내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어느새 75%를 넘어섰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한창 이어지면서 극한의 공포를 느끼는 이들이 있다. 바로 '주사 공포증'을 가진 이들이다.


만약 뾰족한 바늘을 보면 숨이 넘어갈 정도로 강한 공포를 느끼는 주사 공포증을 겪고 있다면 어쩌면 당신의 유전자 때문일 수도 있겠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카라파이아는 최근 유럽에서 실시된 한 공동연구를 소개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YouTube 'Casey K'


인사이트네안데르탈인 / Natural History Museum


독일의 막스 플랑크 연구소(Max-Planck Institute),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의 진화 유전학자들의 공동연구에 의하면,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통증에 약하고 주사를 무서워하는 이들은 4만 년 전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계승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사피엔스인 현대인보다 통증 역치가 낮아 통증을 느끼기 쉽기 때문.


연구진은 영국인 게놈 데이터베이스 'UK바이오뱅크'에 등록된 36만 2,000명의 유전자와 러시아와 크로아티아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유골에서 찾은 유전자와 비교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에서 'Nav1.7'이라는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통증 유전자(SCN9A)를 확인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네안데르탈인의 통증유전자(SCN94)는 아미노산 3개에 해당하는 부위가 현대인과 달랐다.


인체는 유전자 정보대로 아미노산을 이어붙여 단백질을 합성하는데 'SCN94' 유전자는 뇌와 척수 사이의 신호를 전달하는 'Nav1.7' 단백질을 만든다.


네안데르탈인이 가지고 있던 3개의 돌연변이는 Nav1.7을 공격적인 채널로 바꿔버려 돌연변이가 없는 사람보다 훨씬 빨리 통증을 느낀다.


이에 네안데르탈인의 통증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자주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네안데르탈인의 통증 유전자가 통증 자극으로 열린 이온 통로를 더 오래 열어둬 통증 신호가 신경에 전달될 가능성도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진은 "인간이 통증을 느끼는 정도에서 가장 큰 인자는 나이인데 네안데르탈인의 통증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실제보다 여덟 살 더 많은 것처럼 통증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카롤린스카연구소 소속 논문 제1저자 휴고 제베르크(Hugo Zeberg) 박사는 "이온 통로를 관장하는 유전자의 아미노산 1개가 다를 때는 이온 통로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3개가 모두 다를 때는 통증 민감도를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유럽인의 경우 1% 미만, 동아시아는 10%, 중남미는 40%에서 네안데르탈인의 통증 유전자가 발견된다고 한다.


한편 해당 연구는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를 통해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