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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살 돈도 없었다"...전단지 알바하던 21살 기초생활수급자 청년의 죽음

지난 8월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인천 서구의 한 버스 정류장 앞에서 쓰러져 사망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난 8월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인천 서구의 한 버스 정류장 앞에서 쓰러져 사망했다. 


청년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 오전 7시 4분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청년이 쓰러졌던 당일 인천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었고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은 30도를 웃돌았다. 


이런 더운 날씨에 청년은 오후 1시부터 개업 헬스장 전단지를 아파트 단지 각 세대를 돌며 붙였다. 그가 전단지 500장을 붙이고 받기로 한 일당은 7만원 수준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쓰러진 날에는 오후 1시부터 2시 10분까지 전단지를 100장가량 붙이고 몸이 좋지 않아 일찍 귀가하던 중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기초생활 수급자였다. 경기도 부천의 한 주택에 살고 있던 청년과 아버지는 인천뿐만 아니라 서울과 경기도 성남 등에서도 비슷한 전단지 알바를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쿠키뉴스에 따르면 청년이 출근할 때 아버지는 생수 한 병을 싸주곤 했는데 쓰러진 날에는 물을 챙겨가지 못했다. 


쓰러졌을 당시 청년이 들고 있던 지갑에는 교통카드 외에 현금이나 신용카드 등 다른 결제 수단을 없었다. 생수 한 병 사 먹을 돈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주거급여와 생계급여를 합쳐 월 105만원을 받았지만 두 사람이 생계를 이어나가는 데는 턱없이 부족했다. 


소득이 잡히면 수급 자격이 박탈돼 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부담감에 청년은 몰래 전단지 알바를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학교 폭력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던 청년은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어 취업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아버지는 "냉장고에 물 받아놓은 거를 갖고 갔으면 될 텐데. 물만 마셨으면 됐을텐데"라며 안타까워 하며 "사망 신고하면 (지금 받고 있는 생계급여가) 30만원 정도 빠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