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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떨어지고 밤새 방 안에서 우는 딸을 밖으로 뛰쳐나오게 만든 아빠의 문자 한 통

오랜 시간 준비해 온 1지망 대학에서 떨어진 수험생 딸은 아빠의 긴 문자 메시지를 보고 한참을 흐느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2022학년도 수능시험일이 어느새 한 달 앞으로 가까워졌다. 수많은 수험생들이 이날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을 것이다.


특히 오랜 시간 실기 평가까지 밤새워가며 함께 준비한 예체능계열 수험생들이 느끼는 부담감도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모습을 묵묵히 지켜봐 온 부모님의 마음도 분명 편치 않았을 터다.


이 가운데 간절했던 1지망 학교의 불합격 소식을 듣고 우는 '수험생' 딸에게 아버지가 보낸 문자 메시지 한 통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학 광탈했는데 아빠한테 문자 옴"이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현역 예체능 계열 수험생 A씨는 최근 중학생 때부터 죽어라 목숨 걸고 준비해 온 학교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원서 접수 후 처음으로 받아 본 결과였기에 기대가 컸던 만큼 불합격 소식과 동시에 애써 다잡던 마음도 와르르 무너져버렸다.


묵묵히 뒷바라지해 준 부모님의 얼굴을 차마 볼 수 없던 A씨는 발표 이후 쉽사리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매일 같이 입구에 앉아 한참을 울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런 A씨의 모습을 지켜본 아버지는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딸 생각에 걱정부터 앞선 듯하다.


아버지는 집에 돌아온 후에도 밤새도록 방 안에서 흐느껴 우는 딸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장문의 메시지 한 통을 써 내려 갔다.


"사랑하는 내 딸아. 밤새도록 방 안에서 우는 널 보니 아빠도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구나. 항상 엄마 아빠가 네게 말했지, 어떤 일이든 최선만 다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이야"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아버지는 편지에서 "이 세상은 결과를 중요하게 여겨서, 너의 노력과 과정을 알아주지 않기도 한단다. 그리고 앞으로도 수없이 많은 실패와 좌절을 맞닥뜨리게 될 거야. 그러니 무너질 땐 충분히 무너지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고 일어서면 돼. 늦은 밤 집 앞에서 한참을 앉아서 몰래 닭똥 같은 눈물을 훔치던 모습이 차마 잊히질 않는구나"라고 말하며 가슴 아파했다.


그는 부모님 생각에 부담감을 지녔을 딸을 위해 "딸아, 후회가 남지 않고 미련이 남지 않을 만큼 열심히 했다면 엄마 아빠는 그걸로 족하단다. 첫 시작이 아름다워야만 끝이 아름답다는 법은 없다. 이 길이 힘들다면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시작해도 된단다. 세상은 넓고 아름답다는 걸 네가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입시 결과보다도 수험생 기간 동안 스스로의 작은 성공과 성취를 차곡차곡 쌓아왔을 딸의 모습이 그저 대견할 뿐이었다.


또한 15살 때부터 약 5년간 입시에 매진했던 딸이 혹여나 이를 인생의 실패로 여길까 싶어 잠깐 부담을 내려놓길 간절히 바랐다.


무엇보다 딸의 행복이 가장 중요했던 아버지의 진심 어린 고백은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회자되며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해당 게시글의 댓글 창을 통해 재수와 삼수를 거쳐 2년간 모든 걸 포기하고 공부에만 매진했던 '삼수생' 딸을 위한 또 다른 어머니의 문자도 함께 전해져 감동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