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차기 정부 출범하는 내년, 나랏빚 '1000조원' 넘어선다
차기 정부 출범하는 내년, 나랏빚 '1000조원' 넘어선다

인사이트뉴시스


[뉴시스] 박영주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마지막까지 '확장 재정'을 주문하면서 내년 예산이 600조원을 넘는 '초슈퍼예산'으로 편성될 거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나랏빚 또한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지만, 재정 정상화 노력은 답보 상태에 있어 차기 정권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2년 예산안을 다음 달 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 558조원 규모의 본예산을 편성하면서 내년 재정지출 규모를 589조1000억원으로 6.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 규모는 이것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각 정부 부처에서 기재부에 제출한 예산 배정 요구액은 593조2000억원으로 정부가 예상한 올해 지출 규모(589조1000억원)를 이미 넘어섰을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또한 내년에도 확장 재정 유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2021 재정전략회의'에서 "내년까지는 경기의 확실한 반등과 코로나 격차 해소를 위해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민생경제장관회의'에서도 "내년 정부 전체 예산도 확장적으로 편성하기 위해 재정 당국과 부처들이 함께 논의하라"고 주문했다.


인사이트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뉴시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도 확장적 예산 편성을 주장하며 내년 예산이 600조원을 넘기게 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각 부처에서 요구한 예산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500조원대를 사수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이크 없는 지출과 함께 나랏빚 또한 몸집을 키워 내년 1000조원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차기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1000조원의 국가채무를 떠안게 되는 셈이다.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올해 국가채무는 963조9000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7.2%로 상승하게 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집계하는 '국가채무시계'를 보면 13일 기준으로 1인당 국가채무는 1800만원을 넘어섰다.


차기 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나랏빚은 1061조4000억원에 달하며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에 육박한 49.9%까지 상승한다. 2024년에는 국가채무가 1260조1000억원으로 불어나게 되고 국가채무비율은 54.7%로 올라갈 전망이다.


주요 선진국보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국가 채무가 쌓이는 속도다. 2016년 626조9000억원이었던 나랏빚은 문 정부 출범 이후 2017년 660조2000억원, 2018년 680조5000억원, 2019년 723조2000억원, 2020년 846조9000억원에서 올해 963조9000억원까지 증가한다.


여기에 빨라지는 고령화 속도도 문제로 꼽힌다. 출생아 수는 줄어들고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 복지 지출이 늘어나 재정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0.84명이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15.7%를 차지한다. 2025년에는 20.3%까지 늘어나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전망과 같은 'AA-'로 유지하면서도 "빠른 고령화는 중기 성장률을 제약하고, 고령화에 따른 지출 압력이 있는 상황에서 국가채무 증가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재정 악화를 경계하기 위해 2025년 도입을 목표로 지난해 10월 국가채무비율을 '한국형 재정준칙'을 발표했다. GDP 대비 60%, 통합재정수지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내용으로 국가채무비율을 60%로 나눈 값과 통합재정수지 비율을 -3%로 나눈 값을 곱해 1.0을 넘지 않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재정준칙이 발표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국회에서는 논의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재정건전성 확보 노력을 차기 정부로 미루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 적자 규모가 유지되고 국가채무 비율이 늘어나면 신용평가사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다시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고령화 문제로 세입이 줄고 세출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지금 이 정권은 신경을 안 쓰는 듯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