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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1학년 때 '기초생활 수급자' 친구한테 1000만 원 빌려준 썰 풉니다"

돈이 없어 집을 빼야 한단 기초생활 수급자 친구의 말을 들은 남성은 힘들게 번 돈 1000만원을 곧바로 건넸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기생충'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너 그러다 돈도 잃고 사람도 잃는다"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도 거액의 돈을 빌려주고 좋은 결말을 맺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대학에 갓 입학한 20살 새내기들에게 '1천만원'이란 돈은 너무도 큰 금액이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대학교 1학년 때 친구한테 1000만원 빌려준 썰 풉니다"란 제목의 감동적인 사연이 올라왔다.


힘들게 번 돈을 더 어려운 친구를 위해 건넨 A씨와, 그 우정을 배신하지 않은 친구 B씨의 사연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기생충'


현재 대학교 2학년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과거에 집안 사정이 너무 어려워 수능을 보자마자 숙식 막노동 일을 시작했다.


A씨는 "4개월 동안 진짜 한 번도 안 빠지고 설날도 크리스마스도 없이 일했다"며 "이때가 살면서 제일 힘들었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렇게 일해서 1200만원을 벌었는데 기초 생활 수급자이던 친구가 집을 빼야 하는 상황이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장 거리로 나앉게 생긴 상황이 3개월째 지속됐다는 친구 B씨의 사정을 들은 A씨는, 그날 술자리에서 헤어진 후 곧바로 B씨에게 500만원을 송금했다.


A씨가 다음날 아침에 추가로 보낸 500만원까지 더하면 B씨에게 송금한 금액은 모두 '1천만원'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 '꽃길만 걸어요'


대부분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B씨는 1년 6개월 동안 성실하게 그 돈을 갚아나갔다.


도리를 잊지 않고 A씨에게 빚진 돈을 꾸준히 갚아 온 B씨는 1년 반 만에 이자까지 얹은 '1200만원'을 A씨에게 돌려줄 수 있었다.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이 모이는 걸까. 친구들이 B씨를 도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A씨는 "추가로 말하자면 B가 대학교 입학할 때 내가 모아뒀던 돈 100만원을 보탰다"며 "같이 놀던 다른 친구 한 명은 본인 적금 깨고 B의 대학교 등록금이랑 생활비 모두 지원해 줬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정도면 평생 친구 맞냐?"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스물'


A씨의 훈훈한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여기가 조선의 도원결의인가요?", "이건 친구가 아니라 의형제인데요", "둘 다 멋지다", "저런 친구면 평생 가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나는 어머니 암 투병 하시다가 설 당일 돌아가셨었는데 20년 지기 친구 두 명이 발인 때까지 있어준 일은 6년이 지난 지금도 못 있는다"며 주변의 소중한 친구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돈이란 선뜻 빌려주는 것도 대단하지만 제대로 갚아주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사람들은 두 친구가 지켜온 우정과 신뢰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