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집에 데려다 달라는 '만취 여성' 경찰에 신고만 했다는 남자에게 내려진 평가
집에 데려다 달라는 '만취 여성' 경찰에 신고만 했다는 남자에게 내려진 평가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세상이 X 같아졌음을 실감함"


한 여성이 요청한 도움의 손길을 뿌리친 남성이 집에 도착해 한숨을 쉬며 내뱉은 말, 그는 '슬프다'라고 했다. 


11일 새벽 남성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자신이 잠들기 전 담배를 피우러 밖에 나갔다가 겪었던 일을 전했다. 


늦은 시각 밖으로 나간 A씨를 향해 누군가가 다가왔다. 중년의 나이로 추정되는 그녀는 울면서 "총각 미안해요"라며 도와달라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라이브'


술에 취해 길을 잃어버렸다는 여성은 A씨에게 자신의 집 주소를 알려주며 데려다 달라고 요청했다. 주소를 검색해보니 멀지 않은 곳에 여성의 집이 있었다. 


그러나 A씨는 선뜻 도와주지 못했다. 인터넷에서 접했던 수많은 무고 피해자들의 사연이 떠올랐다. 어둡고 비도 오는 날, 여성을 집에 데려다주려 하니 겁이 벌컥 들었다. 


A씨가 할 수 있는 일은 경찰을 부르는 일이었다. 112에 전화를 하고 5분 뒤 경찰이 도착해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경찰은 여성을 태웠다. 


떠나기 전 여성은 울면서 "너무 힘든데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없고 자식은 속만 썩인다"며 연신 A씨와 경찰관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혼술남녀'


사연을 전한 A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웃으면서 달래드리고 집에 모셔다드렸을 텐데 울면서 도움을 청하는 이를 밀어낸 나는 정상일까 비성장일까, 아니면 나를 이렇게 만든 세상이 문제일까"라고 한탄했다. 


이어 "나중에 내가 저 입장이 되었을 때 차가운 길가에서 도움만 청하게 되지 않을까?" 슬프다"라며 글을 마쳤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은 씁쓸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잘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요즘은 이렇게 하는 게 맞다", "나 같았으면 바로 녹음기 켰다", "항상 최악을 생각해야 한다. 좋은 대처였다", "너는 지극히 정상이고 마음씨가 아름답다. 이 사회가 비정상이다"라며 A씨를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