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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으로 전재산 7000만원 털어간 사기꾼이 알고 보니 2년 사귄 '남친'이었습니다"

2년 동안 교제한 남자친구에게 거액의 사기를 당했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공안 조사를 받고있는 피의자 쑤 / cnnb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2년 동안 사귀며 결혼까지 생각했던 연인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여성이 결국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cnnb'는 의사, 변호사, 경찰 등 1인 11인 역할을 하며 연인을 속인 남성 쑤(Xu)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浙江) 자싱(嘉兴)에 사는 여성 샤오팅(Xiaoting)은 지난 2019년 근무하던 공장에서 쑤를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후 샤오팅은 수술을 받으면서 회사를 퇴직하게 됐고 쑤는 그녀의 생활비를 대신 내주며 부양하려 했다. 그러나 쑤는 자신의 월급만으로는 돈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한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연인인 샤오팅의 돈을 빼앗는 황당한 방법이었다. 쑤는 지난해 6월 의사로 위장해 수술 후 회복 중인 샤오팅에게 접근했다.


상처 부위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겠다고 꼬드겼고 샤오팅은 상처 부위를 영상으로 찍어 전송했다.


이후 쑤는 공안국 관계자라고 속여 위챗 메시지로 "의사라고 소개했던 남성이 샤오팅 씨의 수술 부위를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상에 노출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고 속였다.


샤오팅이 속아 넘어가자 쑤는 점점 대담해졌다. 법률 전문가로 위장해 피해보상금명목으로 약 700만 위안(약 12억 원) 상당의 금액을 받아내게 해주겠다며 소송 비용 40만 위안(한화 약 7천만 원)을 달라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샤오팅은 이 말을 철석같이 믿고 전 재산을 그에게 보냈다. 부족한 돈은 지인들에게 빌려 충당하기까지 했다. 쑤는 이후에도 소송 비용이라는 명목으로 샤오팅을 속여 거액의 돈을 받아 챙겼지만, 이후 그녀의 가족들이 사기 범죄가 아닐까 의심하면서 덜미를 붙잡혔다.


샤오팅은 자신을 속인 사기꾼이 남자친구라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관할 공안국에 피해를 알리며 신고했다.


수사 끝에 범인으로 지목된 한 사람, 쑤. 샤오팅은 그제야 무려 11명으로 가장해 자신의 돈을 뜯어 간 악마 같은 사기꾼이 남자친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한동안 오열하며 황망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쑤는 수사 과정에서 "연인이었던 샤오팅 씨가 회사를 그만두고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 혼자 생활비를 지원하는 것은 매우 힘든 상태였다"면서 "이 무렵부터 비교적 여유 자금이 있었던 샤오팅 씨를 겨냥한 범죄를 계획했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모든 계획은 그를 부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고 토로했다.


현재 그는 공안국에 형사 구금된 상태이며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수사를 받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