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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피해자'였던 아빠가 왕따 주동자로 지목된 딸 참교육한 방법

학교 폭력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던 아빠는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자신의 딸이 학폭 가해자라는 사실을 알고 현명한 방법으로 참교육을 했다.

인사이트YouTube 'Strahan, Sara and Keke'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학창 시절 잠깐일지라도 학교 폭력을 당한 기억은 오랫동안 뇌리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잊고 지낸 듯하다가도 이따금 삐져나와 가슴을 쿡쿡 찌른다.


한 남성도 그렇게 살아왔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한 가정의 가장이 됐을 때도 그는 학교 폭력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런 아빠는 자신의 딸이 다른 친구를 괴롭힌 학폭 가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자신이 괴롭힘을 당하던 지난날을 떠올렸다. 그리고 특별한 방법으로 딸에게 교훈을 주리라 마음먹었다.


인사이트딸 리오나와 아빠 스몰스 / YouTube 'Strahan, Sara and Keke'


지난달, 온라인 미디어 스포트라이트는 지난 2019년 전 세계에 감동을 전한 한 아빠의 이야기를 재조명했다.


2019년 11월, 미국 ABC 방송의 토크쇼 'Strahan, Sara and Keke'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몽크스 코너(Moncks Corner)에 사는 랜디 스몰스(Randy Smalls)이라는 남성과 그의 13살 딸이 출연했다.


스몰스의 말에 따르면 그는 얼마 전 학교를 통해 7학년인 자신의 딸 리오나(Re'Onna)가 동급생 친구를 오랫동안 왕따시키고 괴롭혀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소녀의 이름은 라이언 리스(Ryan Reese)였다.


당시 소녀는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이모까지 잃어 학교에 가는 하루하루가 곤욕이었을 만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인사이트왕따 피해자 리스 / Facebook 'Allene Zenaida Gethers'


리스는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가 돼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저를 정말 아프게 했고 제 우울증이 심해지게 만들었어요. 저는 결국 엄마에게 솔직히 털어놨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딸의 말을 들은 리스의 엄마는 소녀들의 이름을 말해달라고 했고 그중 한 명인 리오나의 아빠 스몰스에게 연락했다. 리오나는 알고 보니 리스의 사촌이기도 했다.


자신의 딸이 왕따 가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스몰스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와 동시에 그는 리스의 심정을 깊이 이해했다. 자신 역시 자라오며 지독한 괴롭힘에 시달린 학폭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왕따 피해자 리스 / WPDE


스몰스는 리스와 딸이 모두 상처받지 않으면서 딸을 학폭 가해자가 아닌 좋은 친구로 만들어줄 방법을 고민했다.


그리고 토요일 그는 딸과 함께 가기로 한 쇼핑에 리스를 데리고 갔고 딸 대신 리스가 사고 싶은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다.


리오나는 아빠와 리스의 뒤를 따라다니며 자신이 아닌 리스가 필요한 물건을 골라줘야 했다. 바지와 셔츠, 신발 등 스몰스는 리스에게 많은 물건을 사줬다.


예상대로 쇼핑을 사랑하는 리오나는 아빠가 자신이 아닌 리스와 쇼핑을 하고 그에게 돈을 쓰는 것에 서운함을 느꼈고 화가 나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스몰스는 딸이 교회에 간 동안 리스를 미용실에 데려가 헤어 스타일링을 해주기도 했다.


결국 친구를 괴롭혔던 리오나는 자신의 행동이 불러온 결과를 인정했고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군가를 괴롭히는 결과가 어떤지 알게 됐다.


이에 리오나는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칠 수 있었다.


몇 번 쇼핑을 한 후 리스와 리오나는 서로를 잘 알아가기 시작했고 이는 둘 사이를 가까워지게 만들었다. 리스와 리오나는 금세 친해져 현재는 둘도 없는 절친이라고.


인사이트왕따 피해자 리스와 리스의 엄마 / YouTube 'Strahan, Sara and Keke'


인사이트YouTube 'Strahan, Sara and Keke'


친구를 괴롭히는 딸을 참교육하면서 괴롭힘을 당한 소녀를 따뜻하게 보듬어준 아빠 스몰스의 현명함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냈다.


스몰스의 기발한 방법은 무조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무엇보다 학폭 피해자의 심정을 깊이 이해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편 스몰스는 SNS를 통해 'Parents Against Bullying(학교폭력에 반대하는 부모님들'이라는 운동을 하며 왕따와 학교폭력의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


YouTube 'Strahan, Sara and Ke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