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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엄마 손맛 생각난다"는 배민 리뷰에 홀영업 안하는 곰탕집 사장님이 내린 결정

최근 한 커뮤니티에는 손님 A씨가 배달의민족을 통해 한 닭곰탕집에 남긴 후기가 캡처돼 올라왔다.

인사이트배달의민족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잘 만든 음식엔 헤아릴 수 없이 깊은 정성이 깃들어 있다고들 한다.


먹는 입을 생각한 정성은 음식의 맛을 더 좋게, 진하게 한다. 어머니의 손맛에서 감칠맛이 나는 이유도, 또 맛있는 음식에서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이유도 모두 정성이 가득 담겨 있어서다.


그런데 요리에 있어 정성보다 속도가 생명인 배달 음식을 먹다 어머니의 손맛을 느낀 손님이 있다. 그는 정성이 가득한 요리로 더는 맛볼 수 없는 어머니의 손맛을 상기해준 사장님에게 감사의 리뷰를 남겼다.


최근 한 커뮤니티에는 손님 A씨가 배달의민족을 통해 한 닭곰탕집에 남긴 후기가 캡처돼 올라왔다.


인사이트배달의민족


"저희 엄마가 닭곰탕을 되게 잘하시는데…"


상사에게 치이고 후배에게 쫓기며 동분서주하는 직장인 A씨. 울적한 날마다 그를 위로해준 건 어머니의 따뜻한 닭곰탕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버팀목과 같았던 어머니가 지난해 떠나고 그는 자연스럽게 닭곰탕도 끊게 됐다. 맛집이라는 곳을 몇 번 찾아가봤는데, 맛에서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진 않았다고 한다.


어머니가 그리운 날엔 그저 입만 다시며 힘겹게 밤을 보냈다. 그런데 유독 힘들었던 어느 날, 그는 끼니만 때우자는 생각으로 가까운 곰탕집에서 닭곰탕을 주문했다가 특별한 경험을 했다.


닭곰탕에서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진 것. 일면식도 없는 손님을 향한 사장님의 정성은 어머니의 손맛과도 같은 깊고 진한 맛을 냈다. 밥 한 그릇에 깊은 위로를 받은 A씨는 곧장 배달의민족을 켜고 사장님에게 감사의 리뷰를 남겼다.


A씨는 "회사 일이 너무 힘들어 많이 울적해 하고 있는데,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만큼 잘하는 집은 없어 닭곰탕은 안 시켜 먹는데 오늘 시켜 먹길 잘했다"고 적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변호인'


A씨의 인사에 사장님도 화답했다. 그는 "가슴이 너무 먹먹해 바로 답글을 못 달았다. 고객님께 의미 깊은 음식을 저희가 만들어 드릴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나도 큰 아픔 겪으셨다. 하늘에 계신 어머니가 계속 응원해주시고 계실 것"이라며 "힘내서 밝은 모습 보여달라"고 했다.


홀 영업은 안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A씨만 가게에 초대해 정성이 듬뿍 담긴 밥 한 끼를 대접하고 싶다고도 했다. 하루 치 곰탕 물이 나오는 오전 11시 가장 따뜻하고 맛있는 닭곰탕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A씨와 사장님이 빚은 훈훈한 사연에 댓글난은 금세 눈물바다가 됐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는 등의 글로 도배됐다.


맛있는 밥 한 끼는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 음식에 대한 진심과 정성은 고스란히 밥알을 타고 입으로 전달돼 허기진 배가 아닌, 허기진 가슴을 채운다.


A씨의 이날 저녁도 가슴을 든든하게 채운 시간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