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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나오는 화장실 변기 옆에서 밥해 먹는 아파트 경비·청소 노동자들

아파트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와 경비노동자가 열악한 환경은 물론 단기 고용 형태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파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제공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휴게실 좀 바꿔주세요"


고된 노동을 끝내고도 기계와 자동차 소음으로 시끄러운 것은 물론 악취가 나고 쥐까지 출몰하는 휴게실에서 한 청소노동자는 고통을 호소했다. 


지난 11일 파주에서는 아파트 노동자들의 권인 증진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아파트 청소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여실히 드러났다. 노동자들의 휴게 시설은 지하주차장 등 비좁은 공간이었고 일부는 변기 옆에 조리기구가 놓인 곳도 있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파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제공


지하의 한 자투리 공간에 마련된 휴게실에는 머리 위로 오수관이 지나간다. 그 아래 노동자들이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식탁을 배치했다. 


따로 세면대가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었고, 임시 판넬로 바닥을 덮은 휴게실도 있었다. 


이런 곳에서 휴식과 식사를 챙기는 노동자들은 곰팡이, 휘발성 화학약품 등 악취는 물론 여름철 더위, 겨울철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경비 노동자들의 상황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일부 아파트는 휴게실이 없는 곳도 있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사진 제공 = 파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제공


열악한 상황에 놓였지만 목소리를 내는 건 쉽지 않다. 파주시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 132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95.5%가 간접고용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평균 연령도 경비노동자 68.1세, 청소노동자 67.8세로 고용 취약계층인 고령층이었다. 


한 경비노동자는 "3개월 단기 계약이 만다. 몸이 힘든 것보다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상황이 힘들게 한다. 경비는 몸보다 마음이 힘든 직업"이라고 했다. 


여성 청소노동자 또한 "청소노동자들 휴게실은 나이가 많은 여성들이 견디기 어려운 곳이다. 너무 열악하지만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파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제공


전문가들은 실태조사가 이뤄진 파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아파트 또한 비슷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정책토론회를 주최한 파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이재희 센터장은 "산업안전보건법상 휴게실 설치 의무만 있을 뿐 구체적 기준이 없어 법 개정을 통해 세부 규칙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박대성 파주시의원은 "의회가 나서서 아파트 노동자를 위한 조례를 만들 필요가 있다. 파주시도 아파트노동자 TF를 구성해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