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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험에도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의료진 희생만 요구하는 문재인 정부

오는 8월 17일을 임시공휴일 지정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사이트문재인 대통령 / 뉴스1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정부가 8월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전격 지정했다.


내리 사흘을 쉬면서 심신이 지친 국민과 의료진은 휴식을 취하고, 내수도 회복시키겠노라는 취지는 언뜻 좋아 보이지만 속내는 뻔하다.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은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한 처사라는 걸 알 수 있다.


보기에만 번지르르한 정책의 수혜는 결국 공무원과 300인 이상 사업장에 다니는 몇몇만 받는다. 정작 대부분 소시민은 제외돼 8월 17일 일터로 나갈 것이다.


전형적인 생색내기 정책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코로나19 검사 중인 의료진 / 뉴스1


코로나 확진자 다시 세 자릿수로 늘었는데 연휴 장려하는 정부


어쨌든 황금휴가를 주는데 좋은 것 아니냐고? 물론 내수 활성화의 측면에서 봤을 때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은 똑똑한 처사다.


사흘을 쉬는 국민들이 여행하고 소비하며 경제 활성화에 톡톡한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시국의 측면에서 본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가운데 임시공휴일을 지정해 연휴를 만든 것은 최악의 결정이다.


환자들을 돌보느라 피로가 쌓일 대로 쌓인 의료진과 감염병에 노출될 국민들 생각한다면 그렇다.


인사이트정세균 국무총리 / 뉴스1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지친 국민과 '의료진'에게 휴식시간을 주겠다는 취지다" - 정세균 국무총리


사실 임시공휴일 지정은 그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일었다. 특히 정세균 국무총리가 늘어놓은 궤변은 국민들 화를 돋웠다.


이번 지정이 의료진에게 쉴 틈을 주자는 의도라는데, 사실상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들을 두고 연휴에 휴식을 취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전국에 코로나19가 창궐해 아직도 매일 수십 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시기에 정부가 나서서 연휴를 장려하자 의료진은 도리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의료진은 연휴 이후 필연적으로 증가할 확진자와 검사자를 돌보는데 희생양이 될 것이 자명하다.


의료진에 대한 걱정 뿐만 아니라 감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도 있다. 임시공휴일에 2박 3일 여행을 떠났다가 코로나에 걸리기라도 하면 집단 감염이 불가피하다.


해외여행도 잘 못 가 대부분 국내 관광지로 발길을 돌리는 상황에서 집단 감염이 현실화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실제 지난 5월 황금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바 있다.


정부가 혀끝의 꿀 같은 말로 의료진과 국민을 사실상 감염병에 노출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는 이유다.


인사이트문재인 대통령 / 뉴스1


그렇다면 이 뜬금없는 연휴를 제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설 중 '지지율 회복'을 위한 처사라는 추측이 가장 신빙성을 얻고 있다. 그간 임시공휴일 지정과 지지율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가 2015년 8월 14일 임시공휴일 지정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일주일 후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 조사 결과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6%p 상승했고, 당시 여당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3.4%p 올랐다.


최근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이번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이 치솟으면서 지지율 하락 폭탄을 맞았다. 선거에서 압승하고 70%를 웃돌던 지지율은 최근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유권자 2,5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긍정평가는 35.3%로 4.4%나 하락했으며, 이는 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3.9%포인트 내린 44.8%).


이처럼 지지율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결정된 선심 쓰기식 임시공휴일 졸속 지정이 정말 연관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인사이트김경수 경남지사 / 뉴스1


김경수 경남지사 살리려 14일 아닌 17일 지정했단 의혹도


임시공휴일 날짜가 8월 14일 아니고 왜 하필 17일인가도 쟁점 중 하나다. 광복절이 토요일이던 지난 2015년에는 8월 14일이 임시공휴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광복절 이후인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데에는 댓글 조작 혐의로 재판 중인 김경수 경남지사의 재판일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지사의 재판은 17일로, 임시공휴일로 인해 재판이 연기돼 항소심 결과와 상관없이 김지사 측과 특검이 항소해 대법원까지 간다면, 내년 4월 열리는 보궐선거 전까지 판결이 나오지 않을 확률이 높다.


만약 대법원 판결이 일찍 나오고 김지사가 당선무효형을 받으면 4월 보궐선거에서 여권은 서울시장, 부산시장, 경남지사까지 선거를 실시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생기니 재판을 미루기 위한 조처가 아니었냐는 추측이다.


인사이트네이버 달력


한 나라의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자신들 정세를 유리하게 만들어 주는 '치트키'처럼 써서 되겠는가. 그것도 최전방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의료진과 국민의 이름을 팔아가면서 말이다.


선심성 정책은 결국 민낯이 드러나게 돼 있다.


휴무를 반기는 국민도 많지만, 보여주기식 정책으로 생길 피해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코로나19로부터 국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임시공휴일 지정을 철회하는 것이 옳은 처사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