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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훤히 보이는 숙정문 인근에서 생을 마감한 '대권 잠룡' 박원순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숙정문은 청와대와 불과 800m 떨어진 곳에 있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전직 비서를 추행한 의혹에 휘말린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새벽 북악산 기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숙정문(肅靖門)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숙정문은 청와대와 지척이라, 오롯이 대권을 향해 직진하던 박 시장의 비보를 더 쓸쓸하게 하고 있다.


10일 새벽 박 시장은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의 딸이 부친의 실종을 신고한 지 7시간 만이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박 시장은 전날 오전 종로구 공관을 나선 다음 와룡공원을 거쳐 북악산으로 향했다.


인사이트뉴스1


2005년 개방된 북악산은 청와대 뒤편에 자리하고 있다. 사대문에서 북대문에 해당하는 숙정문을 품고 있다.


숙정문은 청와대와 불과 800m 떨어져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엔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본관 실내까지 훤히 보인다고 한다. 이날 박 시장도 한 번은 청와대를 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낙연 의원, 이재명 경기지사와 나란히 여권의 '잠룡(潛龍)'으로 입지를 다져온 박 시장이 숙정문을 선택한 배경을 놓고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매불망 용이 되길 바라온 그가 겨우 800m를 남겨놓고 청와대에 승천하지 못한 심정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시장을 둘러싼 성추문은 8일 제기됐다. 전직 서울시청 직원은 이날 오후 박 시장에게 수년간 성추행을 당했다며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아 고소장을 접수했다.


재작년 국내 첫 3선 서울시장에 오른 박 시장은 임기를 2년여 남겨놓고 있었다. 2018년 7월 치러진 민선 7기 임기는 2022년 6월 30일까지다.


공석이 된 시장직은 당분간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대행할 예정이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이 궐위(闕位·직위가 빈 상태)된 경우 부시장 등 부단체장이 그 권한을 대행하게 돼 있다.


서정협 부시장은 제35회(1991년) 행정고시 출신으로 서울시에서 행정과장, 시장비서실장, 시민소통기획관, 문화본부장 등 주요 직위를 두루 거친 행정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