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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18년 전 미리 써놓은 '유서'에 담긴 내용

박원순 서울시장이 생전 자신의 저서에 썼던 유서 내용이 다시 눈길을 끌었다.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10일 새벽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현재까지 고인이 남긴 유서의 존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고인이 지금으로부터 18년 전 미리 작성했던 유서가 재조명되고 있다.


해당 유서는 박 시장이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로 활동하던 시절 썼던 저서인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나눔'이라는 책을 통해 공개됐다.


그는 해당 유서를 통해 딸과 아들, 아내 그리고 모든 지인을 향해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인사이트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나눔(중앙 m&b) / 예스24 캡처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먼저 박 시장은 딸과 아들을 향해 "나는 내 부모님으로부터 정직함과 성실함이라는 큰 유산을 받았지만, 나는 너희에게 제대로 시간을 내지도 못했고, 무언가 큰 가르침도 남기지 못했으니 그저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해 주고 싶은 마음이야 있지만 그런 능력이 안 되는 나를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아무런 재산을 물려받지 못하고 거창한 부모를 가지지 못했다고 해도 전혀 기죽을 필요는 없다"면서 "인생은 돈이나 지위만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너희는 돈과 지위 이상의 커다란 이상과 가치가 있음을 깨닫는 인생을 살기 바란다. 그런 점에서 아빠가 아무런 유산을 남기지 못하는 것을 오히려 큰 유산으로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또한 자식들에 이어 아내에게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남겼다.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인사이트뉴스1


그는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로서의 거친 삶을 옆에서 지켜 주느라 고되었을 당신에게 무슨 유언을 할 자격이 있겠느냐"며 "오히려 유언장이라기보다는 내 참회문이라고 해야 적당할 것 같다"고 했다.


박 시장은 아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한 뒤 두 가지 부탁을 남겼다.


첫 번째는 "소중하게 모아 온 책들을 대학교 도서관에 기증해 달라"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안구와 장기를 생명나눔실천회에 기부했으니 그분들에게 내 몸을 맡겨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부디 몸조심하고 남은 인생을 잘 보내고 다음 인생에서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나길 바란다"는 말로 글을 마쳤다.


박 시장은 지인들을 향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모든 분에게 큰 신세를 졌다"면서 "우리는 함께 꿈꾸어 오던 깨끗하고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고, 못다 한 몫은 여러분들이 이뤄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