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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물에 휩쓸려가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줄'을 포기했다

일본에 내린 폭우로 인명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물난리 속 아내를 먼저 살리려고 했던 어느 노부부의 안타까운 사별 소식이 전해졌다.

인사이트NHK - The Japan Times


[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일본 남서부 지방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어느 노부부의 안타까운 사별 소식이 전해졌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내 목숨보다는 사랑하는 반려자의 목숨이 먼저였던 할아버지. 남겨진 아내는 고마움과 그리움에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일본 매체 'NHK'에는 전례 없는 폭우가 내린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히토요시시에서 탁류에 휩쓸려 사망한 80대 남성과 그의 부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4일 오전 9시께 쏟아지는 빗물이 이노우에 사부로(井上三郎, 82), 세츠코(節子) 부부의 집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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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NHK - The Japan Times


먼저 구조된 뒤 노부부를 발견한 이웃들과 구조대원은 밧줄 하나를 그들에게 던졌다. 밧줄은 단 하나였고 남편은 아내 먼저 구조해달라며 '생명줄'을 아내의 몸에 감았다.


그렇게 할머니는 무사히 구출됐다. 그러나 남편은 급류에 휩쓸려 인근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마을은 물에 잠겼고 남은 아내는 슬픔에 잠겼다. 


아내인 세츠코 할머니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나갈 때 항상 함께였다. 항상 남편에게 의지했기 때문에 한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라며 허망함을 드러냈다.


또 "오늘 절에 유골함을 봉인하고 작별 인사했지만 남편은 결코 떠나지 않았다. 떠내려가는 마지막 모습이 지금도 눈에 박혀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슬픔 속에서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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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NHK - The Japan Times


평소 이웃들 사이에서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품으로 숱한 존경을 받았던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죽음. 그리고 매일 동네 공원을 걸으며 소위 '잉꼬부부'로 소문이 자자했던 이들의 사별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한편 일본 구마모토현과 가고시마현에서는 지난 주말 주민 수십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하천 11곳이 범람하며 사망 65명, 실종 16명이 발생하는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험으로 대피소 수용 인원이 줄어 구조 작업에 혼선이 빚어지며 피해가 증폭됐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본 상공의 장마전선은 한반도로 북상하며 6일 오후부터 제주 해양 쪽에 비를 뿌리기 시작해 한반도 전역에 장맛비가 쏟아지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