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개도둑'은 감옥 가는데 반려견 때려죽인 동물학대범은 벌금형이 말이 되나요?"
"'개도둑'은 감옥 가는데 반려견 때려죽인 동물학대범은 벌금형이 말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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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얼마 전 70대 남성이 지인을 통해 잘 키우겠다며 진돗개를 입양해놓고 2시간 만에 도살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자식 같은 반려견을 입양 보냈다 끔찍한 일을 겪게 된 주인은 남성을 강력 처벌해달라는 청원글을 올려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해당 사건에서 경찰은 잘 키울 것처럼 속여 입양한 뒤 도살한 남성에게 '사기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동물을 살해했는데 동물보호법이 아닌 재산을 속여서 가로챈 '사기죄'가 적용된 것이 언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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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청와대 국민청원


실제 법상으로 동물은 인간의 '소유물', 재산으로 규정돼 있다. 때문에 다른 사람의 동물을 몰래 훔쳐 갈 경우 절도죄나 횡령죄, 죽일 경우 손괴죄가 적용되곤 한다.


생명을 가진 동물을 인간의 소유물, 재산으로 보아 처벌하는 것도 씁쓸한 일인데, 문제는 재산죄로 처벌하는 게 오히려 더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동물보호법상 학대 등의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는 최대 징역 3년 형까지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사기죄의 경우 최대 10년 형까지 가능하다.


몰래 강아지를 속여서 훔쳐 간 사람은 사기죄로 10년 형까지 받을 수 있는데, 잔인하게 학대하고 도살한 사람은 동물보호법을 적용해 최대 3년 아래에서 형이 정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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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동물보호법이건만, 동물보호법으로 처벌하면 동물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람이 훔쳐 간 사람보다 훨씬 약하게 처벌받을 수도 있는 셈이다.


미국, 프랑스 등 다른 국가들의 경우 동물 학대 범죄는 아동학대 범죄만큼 심각한 사회적 범죄로 인식되고 있다. 법정형도 우리보다 높으며 실제 중형으로 처벌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5년 한 남성이 강아지를 트럭에 매단 채 1.5km나 운전해 상해를 입힌 사건에서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10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비슷한 사건으로 2012년 한국에서 있었던 일명 '악마의 에쿠스' 사건에서는 차에 매달아 끌고 간 운전자가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며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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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가 입증돼도 벌금형으로 처벌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얼마 전 울산 지방법원에서 동물 학대 사건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것이 이례적인 판결로 매스컴을 탈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같은 솜방망이 처벌은 동물 학대에 대해 법이 나서 관대하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동물보호단체 등을 중심으로 보다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고 실제 처벌 상한을 높이는 쪽의 개정 논의와 실제 판결로 이어지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동물 학대를 강력하게 처벌하기 위해서 먼저 동물에 대한 인식 및 법적 개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동물을 단순히 사람의 소유물 또는 재산으로 인식하거나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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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로 동물을 상해하고 고문하거나 죽이는 행위에 대해 재산죄보다 상해, 살인 등 생명을 해하는 중한 범죄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재산이 아닌 '생명체'이기에 학대해 고통을 주거나 생명을 빼앗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살해하는 경우도 학대의 범주에 넣어 똑같은 규정으로 처벌하기보다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형법상 상해죄와 살인죄가 처벌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은 생명이 박탈될 경우 절대 회복될 수 없어서다.


동물 역시 하나의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 그 생명을 침해할 경우 단순 학대보다 훨씬 더 큰 책임을 지도록 처벌조항을 세분화해 가중 처벌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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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에서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


한 세기를 앞섰던 철학가 간디가 한 유명한 말이다. 이 말 앞에서 우리 사회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무겁게 받아들이게 된다. 


인식 개선이 안 된다면 법적 보완책을 통해 강력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경각심이라도 줄 필요가 있다.


국회와 정부가 동물 학대에 대해 강력 처벌이 가능한 제도 마련에 힘쓰도록 시민단체의 행동과 여론 형성이 계속돼야 한다. 무엇보다 동물을 소유의 객체가 아닌 생명체로 인식하고 동물 학대 구제와 예방에 힘쓰는 개개인의 노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