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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해가는데도 끝까지 조난자 2명 옆 지키다가 순직한 정호종 순경

근무 중 순직한 통영해경 정호종 순경이 조난자 2명의 곁을 끝까지 지켰던 사실이 알려졌다.

인사이트통영해양경찰서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통영 인근 바다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를 구조하다 순직한 34살 해경 정호종 순경.


그는 끝까지 자신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조난자 2명 옆 지키다가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더욱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지난 7일 다이버 구조에 나섰던 해경 구조대원 정호종(34) 순경이 오전 10시 40분쯤 통영 한산면 홍도 인근 동굴 인근 수심 12m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통영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2시 19분경 홍도 해상동굴 내부에 다이버 A씨(41·남)와 B씨(31·여)가 고립됐다.


인사이트통영해양경찰서


통영 해경과 장승포파출소 구조대는 당초 배에서 동굴 쪽으로 구명줄을 던지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오후 4시 22분경 통영 해경 구조대 2명이 구명줄을 가지고 동굴 쪽으로 들어갔다.


동굴 내부에는 장애물이 많기에 이들은 산소통 등 잠수장비 없이 수경과 잠수복, 오리발 등 간단한 장비만 갖춘 채 거친 파도를 헤치고 동굴로 들어갔다.


동굴은 폭이 1.5m, 높이가 수면 위 5~6m 정도로 매우 좁았고 앞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깜깜했다.


구조대 2명은 가까스로 동굴 안에 있던 조난자들을 만났다. 조난자들은 인근 해상에서 스킨스쿠버를 하던 중 높이 2~2.5m의 파도에 떠밀려 동굴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구조대는 구명줄에 조난자들을 묶어 한 명씩 동굴 밖으로 끌어내려고 했지만 구명줄이 바위 등에 걸려 움직이지 않았다.


이후 통영 해경 장승포 파출소 구조대 소속 정호종(34) 순경이 다른 구명줄을 가지고 같은 방식으로 동굴에 진입했다. 하지만 또다시 구명줄이 바위 등에 걸렸다.


어쩔 수 없이 구조대 3명과 조난자 2명은 동굴 안에 함께 머물다 간조 때가 되면 빠져나오기로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 사고가 생겼다. 정 순경이 탈진 등 이상증세를 보이다 의식을 잃었고 파도에 휩쓸린 것이다.


7시간 넘게 동굴 안에서 버티던 다른 이들은 7일 오전 1시 51분~2시 46분경 추가로 투입된 구조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차례로 구조됐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현충원 / 사진=인사이트


하지만 마지막까지 조난들 옆을 지켰던 정 순경은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수심 약 12m 지점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통영해경 장승포 파출소 관계자는 "정 순경은 늘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게 구조활동에 나서 동료들이 큰 기대를 했던 후배였다"고 회상했다.


또 "이렇게 허망하게 떠나 직원 모두가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해병 수색대 출신으로 지난해 1월 해경에 특채된 정 순경은 순직 후 경장으로 승격됐다.


정호종 경장의 영결식은 오늘(9일) 오전 10시 30분 통영서울병원에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 장으로 치러지며, 현충원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