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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당하는 여고생 도와줬다가 오히려 '폭행범'으로 몰린 청년들

성추행범에서 피해를 입은 여고생을 도와주다가 도리어 폭행범으로 몰려 구속될뻔한 남성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성추행을 당하고 있는 여고생을 도울 때 본인이 폭행범으로 몰릴 위험이 있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취할까.


여고생을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할까. 본인의 안위를 위해 멀리서 신고만 해줘야 할까.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임이 확실한 가운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모르는 여고생을 도와주다가 폭행범으로 몰릴뻔한 한 남성의 사연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친구와 매일 같이 동네 공원에서 운동을 하던 A씨는 어느 날 여고생 뒤에 바짝 붙어 쫓아가는 한 남성을 발견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 A씨는 그 남성을 유심히 지켜봤고, 곧이어 어두운 골목 쪽에서 여고생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상황을 인지한 A씨는 곧바로 달려가 도주하던 남성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남성을 제압한 A 씨는 문득 길거리 여성을 구해주려다 성폭행범으로 몰렸다는 글이 생각나 증언을 해줄 피해 여고생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여고생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태였고 결국 A씨와 친구, 피의자 남성은 늦은 시간 지구대를 갈 수밖에 없었다.


여고생이 사라진 상황에서 믿을 것은 CCTV뿐이었지만 너무 어두웠던 당시 상황 탓에 CCTV에는 증거가 될만한 영상이 남아있지 않았다.


다행히도 얼마 후 피해 여고생의 친구가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고 곧이어 찾아온 피해 여고생과 엄마 덕에 A씨와 친구는 지구대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A씨는 "피해자 엄마가 우리 보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안 하더라"라며 "앞으로는 신고만 해줘야겠다"라며 씁쓸한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지난달 26일에는 대낮 서울역 역사에서 30대 여성이 신원 미상의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광대뼈가 부서지는 일이 발생했다.


피해 여성은 "도망가던 가해자를 잡기 위해 주변에 있는 택시 기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 반응 없이 구경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해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피해 여성을 '도와줘야 했다'와 '아니다'로 의견이 갈려 팽팽하게 대립했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피해 여성을 도와주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모르는 여성을 도와줬다가 오히려 폭행범, 성추행범으로 몰려 피해를 입었다는 수많은 사례들을 나열했다.


실제로 위의 사연처럼 피해자가 증인을 해주지 않을 경우, 선의를 가지고 도와준 사람이 도리어 폭행범으로 몰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피해자를 돕지 않는 선택을 하는 개인들을 쉽게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CCTV나 피해자의 증언이 없는 상황에서 경찰들은 사건의 진실을 쉽사리 파악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한 현실이다.


피해를 입어 놀라고 무서운 피해자들의 마음은 십분 공감하나 자신을 위해 용기를 내준 사람들을 생각해 본인 스스로도 용기를 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