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유전자 때문이야"···나도 모르는 사이 일상생활을 통제하는 '유전자' 6가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일상생활을 조종(?)하고 있는 유전자들을 소개한다.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장단점 중 상당한 부분이 유전자로 인한 것임을 아는가.
평소 머리카락이 자연 갈색인 것, 다리 가긴 것, 머리가 좋은 것 등의 특징은 유전자로 인한 것임을 알지만 개중에는 의외의 것들도 있다.
특정 음식을 싫어하는 것, 잠을 조금만 자도 피로가 덜한 것, 특정 신체 부위에서 냄새가 나는 것 등의 상상치 못한 특징들도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오늘은 다양한 유전자 이야기를 소개한다.
1. 고수를 못 먹는 'OR6A2'
우리나라 사람들이 동남아 국가에 여행을 가면 꼭 외워가는 문장이 있다.
바로 "고수는 빼주세요"라는 단어다.
미나릿과 한해살이풀인 고수는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애용하고 있는 향신료다.
얼마 전부터 쌀국수, 마라탕 등의 음식이 들어오면서 이제 한국에서도 자주 볼 수 있지만 이를 잘 먹는 이들은 드물다.
어떤 이들은 잘 먹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입에도 대지 못한다.
고수를 못 먹는 이들은 "화장품 냄새가 난다", "샴푸 맛이 난다" 등의 표현으로 이를 설명하는데 사실 고수를 못 먹는 유전자가 따로 있다고 한다.
유럽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은 대부분 알데하이드 화학 성분의 냄새를 감지하는 OR6A2라는 후각 수용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4~10%에 해당하는 유전적 특징이라고.
하지만 이런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고수가 들어간 음식을 자주 접하다 보면 고수를 즐기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2. 모기가 좋아하는 'BBS12'
매년 더운 날이 시작되면 모습을 드러내 사람들을 괴롭히는 모기.
자려고 누우면 귓가에 윙윙대고 물리면 며칠 동안 가렵게 하는 모기에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유독 모기에 잘 물리는 이들이 있다.
여러 명과 함께 있어도 유독 자신만 모기에 물린다면 모기가 좋아하는 유전자일지도 모르겠다.
모기가 좋아하는 유전자는 바로 BBS12라는 유전자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기들은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유독 좋아했으며 이 유전자를 가진 이들은 모기에 물렸을 때 훨씬 크게 붓고 더욱 심한 가려움을 느꼈다고.
3. 술 잘 마시는 'ALDH2'
친구들과 술자리에 가면 한 잔만 마셔도 완전히 취해버리는 '알쓰'들과 술이 쭉쭉 들어가는 '술쟁이' 들로 나뉜다.
이에 술을 못 마시는 이들은 술을 잘 마시는 친구들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는 바로 유전자 때문이라고 한다.
ALDH2라는 유전자가 있으면 술을 마실 때 알코올을 독이 없는 아세트산으로 바로 전환해 숙취가 없다고.
그뿐만 아니라 체내에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잘 축적되지 않아 술에 대한 위험도도 낮다고 한다.
4. 겨드랑이 냄새 독하게 나는 'ABCC11'
벌써 입하가 지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이는 곧 땀이 비처럼(?) 쏟아지는 무더위가 찾아온다는 뜻.
누구나 꿉꿉한 더위를 싫어하지만 유독 여름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겨드랑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땀 냄새가 심한 이들이다.
이는 바로 ABCC11이라는 유전자 때문인데, 이 유전자는 겨드랑이 냄새와 같은 악취를 유발시키는 아포크린샘의 활동을 조절한다고 한다.
한국인보다 서양인에게서 땀 냄새가 많이 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5. 유독 더위에 약한 'TRPM2'
무더위를 싫어하는 사람은 또 있다.
다른 사람보다 더위를 더욱 잘 느끼는 사람들이다.
놀랍게도 더위를 잘 느끼는 유전자는 따로 있는데, TRPM2라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무더위를 더욱 잘 느낀다고 한다.
이온통로단백질인 이 유전자는 34~42도의 온도에서 반응한다고 한다.
이 정도의 온도가 되면 통로가 열려 이온이 지나가면서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이 활성화된 신경은 또 감각 경로로 뇌에 전달돼 더위를 인식한다고 한다.
6. 커피를 좋아하는 'CYP1A2'
카페에 갈 때마다 매번 진한 커피를 시키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또 어떤 이들은 달달한 스무디나 주스만 마시곤 한다.
사실 이는 유전자의 영향도 매우 크다고 한다.
바로 '커피 유전자'라고 불리는 CYP1A2 유전자다.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카페인을 빠르게 분해할 수 있지만 없는 사람이 커피를 마시면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고.
CYP1A2가 없는 사람은 심장 발작 위험이 무려 36%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CYP1A2를 가진 사람은 적당량의 커피를 마시면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이들은 커피를 마시고 운동했을 때 신체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운동 능력이 향상된다고.
하지만 단점도 있다 커피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보다 흡연의 유혹에 더 쉽게 빠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