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조국에서 쫓겨났다가 미국 대통령 가문 사위 된 '조선 청년'의 정체
조국에서 쫓겨났다가 미국 대통령 가문 사위 된 '조선 청년'의 정체

인사이트서재필 기념재단(Jaisohn Organization)


[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생김새는 조선인이지만 국적은 미국인 '필립 제이슨'이라는 남성을 소개한다.


조선에서 태어나 온 가족을 잃고 역적으로 몰려 쫓겨나듯이 미국으로 떠난 그는 우연한 인연으로 미국 대통령의 조카사위가 됐다. 그의 조선식 이름은 '서재필'이다.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미국 대통령 가문의 사위가 된 조선인에 대한 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8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극 중 이병헌이 연기한 '최유진'의 모티프가 되기도 한 '서재필'은 어떤 인물일까.


인사이트tvN '미스터 션샤인'


조선의 노비였다가 미국으로 달아나 미국인이 되어 조선으로 돌아오는 드라마 속 인물인 '최유진'과 달리 그는 잘나가는 양반집 아들이었다.


1864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난 서재필은 사서삼경을 달달 외우며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과거에 급제한 전형적인 모범생이었다.


그 무렵 그는 김옥균, 서광범 등과 사귀며 서양 신문물, 즉 개화사상에 눈을 떴다. 서재필의 사상은 그를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에 연루되게 했고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조선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동료들과 함께 조선의 보수 세력을 몰아내려는 '갑신정변'을 일으켰다.


인사이트(좌) 서재필 기념재단(Jaisohn Organization) / (우) 국사편찬위원회


당시 보수파 대신 몇몇을 제거하며 성공적으로 진행되나 싶었지만 보수파가 3일 만에 다시 집권하며 '삼일천하(三日天下)'의 결말을 맞이했다.


정변을 주도했던 서재필은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온 가족이 몰살당했고 그는 모든 것을 잃고 역적으로 몰려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


모두의 인정과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조선의 인재는 고작 19살에 대역죄인이 되어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달아났다.


서재필은 촉망받던 조선의 관리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 항구를 떠도는 거지로 전락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그의 삶은 1년 사이에 크게 변했다.


인사이트서재필 탄생 150주년 기념우표(2014년) / 서재필 기념재단(Jaisohn Organization)


그는 YMCA(전 세계 청소년 단체)의 도움으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영어를 익히며 미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리고 선교사를 후견인으로 만나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환경은 바뀌었지만 그에게 모범생의 피는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1890년에는 뉴욕 맨해튼의 컬럼비아 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으로 망명한 지 고작 6년 만에 뉴욕 명문대 학생이 된 것이다.


미국 시민권과 필립 제이슨이라는 미국 이름까지 갖게 된 그는 또 한 번의 인생의 대전환점을 맞이한다.


우연히 밤길을 지나다 불량배들에게 시달리는 백인 여성을 구해줬는데, 알고 보니 그녀는 미국의 15대 대통령 뷰캐넌 대통령의 조카인 '뮤리엘 암스트롱'이었던 것이다.


인사이트서재필 선생(앞줄 오른쪽에서 네번째)  / 서재필 기념재단 (Jaisohn Organization)


뷰캐넌 가문은 미국의 정치명문가였기에 동양인 사위에 대한 반대가 극심했지만 결국 이때의 인연을 계기로 그녀와 결혼까지 하게 됐다. 결혼 당시 미국 신문에도 기사가 실릴 정도로 화제가 됐다고 한다.


망명 생활 10년이 되던 해, 서재필의 고국 조선에서는 일본의 도움을 받은 개화파가 재집권하게 되면서 그는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자신을 버린 조국으로 돌아와 '필립 제이슨' 미국인으로서 조선에 전근대적 문화에 대항하며 뜻을 펼쳐나갔다.


조선에 돌아온 지 1년이 지난 1896년에는 최초의 한글 신문인 '독닙신문'을 창간하며 백정이나 노비와 같은 천민들도 읽을 수 있는 신문을 발간했다.


인사이트서재필 탄생 150주년 기념우표(2014년) / 서재필 기념재단 (Jaisohn Organization)


그는 이후에도 협성회를 만들어 근대식 토론과 연설, 회의 진행법을 가르쳤고 토론회에 여성들도 참석하게 하며 여성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만민공동회'라는 최초의 근대적 시위를 주최하는 등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린 활동들을 이어갔다.


조선에서 개혁을 꿈꿨지만 모든 것을 잃고 쫓겨나듯 조국을 떠나 미국인으로서 삶을 살았던 필립 제이슨.


하지만 그는 결국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못다 이룬 꿈을 이루고 혁혁한 공을 세우며 조선에서 대한제국 그리고 대한민국으로의 발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덕분에 그는 '서재필'이라는 이름으로 역사 속에서 기억되고 있다.


인사이트tvN '미스터 션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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