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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수술로 수만 명 목숨 살린 의사가 죽기 전 '수술복' 입은 채로 묻어달라 유언했다

한 외과의사가 죽기 전 유언으로 수의 대신 수술복을 입은 채 묻어달라 한 이유가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인사이트Dr. Francis Robicsek / CNN


[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수술복을 입으면 환자를 살릴 수 있다"


한 외과 의사가 죽기 전 유언으로 수의 대신 수술복을 입은 채 묻어달라 요청한 이유다.


평생을 심장 전문의로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린 의사는 그렇게 죽어서도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고 싶은 소망을 품에 안고 떠났다.


8일(현지 시간) 미국 CNN은 심장외과 의사로서 지역사회의 큰 존경을 받던 프란시스 로빅섹(Francis Robicsek) 박사의 부고와 함께 그의 업적을 조명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CNN


현지 시각으로 지난 금요일 9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로빅섹 박사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롯의 '영웅'으로 존경받았다. 


평생을 심장외과 의사로 살아온 그가 심장 이식 등의 수술을 통해 살린 사람만 해도 수만 명에 달했다.


1925년 헝가리에서 태어난 로빅섹 박사는 수술실의 선구자였다. 1950년대 심장 우회 수술을 한 최초의 의사 중 한 사람이었으며 1986년에 첫 심장 이식 수술에도 참여했다.


아트리움 헬스 생어 심장혈관연구소(Atrium Health Sanger Heart & Vascular Institute)를 설립한 그는 1998년 은퇴할 때까지 50년 이상 일했으며 3만5000여 건의 수술을 했다.


수십 년간 수만 건의 수술을 한 그의 업적 때문에 샬롯에 있었던 모든 사람이 그를 알고 있었다. 자신 또는 자신의 가족, 혹은 지인 중 한 명은 그에게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사이트charlotteobserver


사람들은 그의 업적뿐만 아니라 그가 환자와 소통할 때 따뜻하고 배려심 깊었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그의 동료는 그가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하기 원했고, 모든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미국에서 공공연하게 인종차별이 있던 시절, 별도의 지정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하는 흑인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결핵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결핵 병원에 입원하도록 한 후 그곳에서 심장 수술을 한 그의 착한 '꼼수'는 유명한 일화 중 하나다.


1960년대에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을 방문해 심장 수술과 소아 중환자 치료 프로그램을 설립하는 것을 도왔다. 그곳에서 직접 수술하며 의사, 간호사에게 그의 전문 지식과 기술을 전수해 더 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도록 애썼다.


은퇴 후에도 국제의료 아웃리치 프로그램의 부사장으로서 중앙아메리카 등지에 의료기기를 기증하는 등 세계 의료 발전과 지원에 힘쓴 그에게 2017년 미국 외과의사협회가 수여한 인도주의 수술상(Surgical Humanitarianism Award)을 비롯해 수십 개의 상을 수여됐다.


인사이트charlotteobser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