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자가격리 하던 중 아내와 딸 살해하고 불 질러 스스로 목숨 끊은 50대 가장
영국에서 한 중년 남성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중 아내와 딸을 칼로 찌른 후 집에 불을 질러 목숨을 끊었다.
[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이던 주말 오후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일가족 세 명이 숨졌다.
이들 중 엄마와 딸은 칼에 찔린 상처가 있었으며 외부자의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아늑했던 한 가정이 중년 가장에 의해 처참히 무너졌다.
지난 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 외 다수 외신은 29일 영국에서 한 중년 남성이 아내와 딸을 칼로 찌른 후 집에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마트에서 성실하게 일하던 50대 아내와 동물을 돌보는 일을 하던 24살, 꽃다운 나이의 딸은 남편과 아버지에 의해 생을 마감해야 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오후 12시 30분경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누군가의 방화에 의한 것이었으며 세 가족이 숨진 채 발견됐지만 외부자의 침입 흔적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경찰은 또 칼에 찔려 숨진 아내, 딸과 달리 화재로 인해 숨진 것으로 보이는 게리 워커(Gary Walker, 57)를 일가족 사망 사건의 용의자로 특정했고 사건 브리핑에서 '고립된 사건(isolated incident)'이라고 전했다.
이들의 오랜 이웃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들은 약 30년 동안 이곳에 살았다. 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라며 최근 코로나19로 왕래가 뜸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어 "그들은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랑스러운 가족이었다. 끔찍한 비극이다"라며 예상치 못한 사고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 부부에게는 사고로 숨진 딸 말고 아들 한 명이 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순식간에 아빠, 엄마, 누나를 잃은 슬픔과 이 모든 비극이 아버지에게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접한 아들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영국에서는 또 다른 40대 가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직장에서 해고되자 아내와 두 자녀를 총으로 쏴 죽인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가족 간 살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는 개인의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가족 해체, 혐오 조장 등 공동체 와해 현상까지 불러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조지타운대학교 문화심리학 교수 율리아 첸차바 듀튼(Yulia Chentsova Dutton) 등 다수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각종 폐쇄 조치에 따른 고립감, 우울감 등 정신건강 관리에 유념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