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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그' 만들고 배민 '5조' 규모로 키운 뒤 카이스트에 100억원 기부한 장병규

장병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모교인 한국과학기술원에 100억원을 기부했다.

인사이트뉴스1


[뉴스1] 송화연 기자 = 장병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모교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100억원을 기부했다. 이는 KAIST 동문 개인으로 최고 기부액이다.


장 위원장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20 KAIST 총동문회'에서 발전기금을 명목으로 100억원을 KAIST에 기부했다. 1973년 대구 출생인 장 위원장은 대구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전산학부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 위원장은 1세대 포털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하고 이어 검색업체 첫눈과 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블루홀을 창업, 성공적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그는 신생기업 육성기업(벤처캐피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창업자이기도 하다.


본엔젤스는 설립 이래 정부의 자금지원 없이 민간자금으로만 펀드를 조성해 투자하고 있다. 포트폴리오로는 동영상 검색업체 엔써즈(KT에 인수), 소셜미디어 미투데이(NHN에 인수), 호텔 예약서비스 데일리호텔(야놀자에 인수) 등이 있다. 최근 5조원에 육박하는 몸값으로 독일 기업에 매각된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지난 2011년 가장 먼저 엔젤투자를 진행한 곳도 본엔젤스다.


이처럼 장 위원장은 '창업의 신', '투자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업계에서 창업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에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신설된 4차 산업혁명 컨트롤타워인 '대통령 직속 4차 위원회' 위원장직에 일찌감치 낙점됐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장 위원장은 '창업'의 밑거름으로 모교 KAIST를 꼽은 바 있다. 그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첫 서비스를 기획한 경험이 KAIST 재학 시절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장 위원장은 KAIST 전산학부 3학년 재학생 신분으로 모교 학석박사를 위해 온라인 수강신청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난 2018년 발행된 KAIST 잡지 인터뷰에서 장 위원장은 "웹이 개발되기 전인 1990년대 초에는 특정 지점에 가야만 수강신청을 할 수 있었고 이에 매 학기 수강신청 장소에 줄이 길게 늘어서는 광경이 반복됐다"며 "이러한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학우들의 건의사항을 모았고 (KAIST 컴퓨터 동아리) 스팍스 동호회원들과 학교 어느 곳에서나 수강신청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이 개발한 수강신청 시스템은 5000명의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공식 시스템으로 채택됐다. 그는 "당시 KAIST 전자계산소장이었던 김병천 교수와 교직원의 허락으로 해당 시스템이 학교 공식 시스템으로 채택될 수 있었다"며 "학생을 '가르쳐야 할 대상'이라기보다 학교를 위해 함께 행동하는 '동료'로 생각하고 믿어주신 임직원들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며 저 역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정을 갖고 몰입했고 당시에 쌓은 실력과 자그마한 명성이 저를 창업의 길로 인도했다"고 덧붙였다.


KAIST는 지난 2018년 기준 총 1224개의 창업기업을 배출했다. 이 기업들이 창출한 총 매출규모는 18조5000억원 수준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KAIST는 지난 2014년부터는 재학생과 교직원의 창업 활성화를 위해 '창업원'을 신설하고 창원지원실 산하에 '스타트업 카이스트'(Startup KAIST)라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생각만 하지 말고, 움직여라'(Stop Thinking, Start Doing)라는 슬로건 아래 운영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고 창업한 기업은 지난해 말까지 총 128곳에 달한다.


장 위원장은 이처럼 활발한 창업 문화 형성된 KAIST에서 후배들을 위해 100억원의 통 큰 기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장 위원장이 (이번 총동문회에서) 회사 돈이 아닌 개인 돈으로 기부하면서도 "이 기부가 마중물이 되어 모든 동문이 기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언급할 만큼 KAIST 발전과 후배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일부 기부금은 교내 스타트업 프로그램 지원에 쓰이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한편 KAIST 기부금 운용을 담당하는 KAIST발전재단 측은 "100억원은 장 위원장이 KAIST 50주년을 기념해 기부한 것으로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협의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