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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한 번뿐인 '찐' 사랑 놓치고서 1월 말에 결혼하는 남성이 쓴 대숲 글

한 남성이 진짜 사랑을 놓칠 뻔한 자신의 이야기를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에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김종욱 찾기'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외모, 돈, 직업, 학력 등 수많은 조건을 떠나서 그저 '나'라는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운이 좋으면 한두 번, 아니면 평생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운명의 상대가 아니고 보통의 인연이라면 어느 순간, 두 사람의 끈은 끊어지고 만다.


여기 한 남성은 그래도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그런 연애를 딱 한 번 해봤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시카고 타자기'


때는 A씨의 대학교 시절, 어느 순간 A씨의 눈앞에 한 여성이 나타났다.


동글동글한 눈, 귀여운 미소를 가진 그녀는 A씨의 곁을 맴돌았고 A씨는 사실 확신은 없었으나 만남을 갖기 시작했다.


만나다 보니 그녀는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좋은 사람이었다. 안정적인 가정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 성격도 모난 구석 하나 없이 밝았다.


특히 그녀는 받은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었다. 단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A씨에게 퍼부어줬다.


반년이 지났을 때는 누가 봐도 좋아 보인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A씨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행복'


A씨는 그녀에게서 늘 사랑받고 위로를 받았다. 무슨 일이 생기면 엄마에게 달려가는 어린아이처럼 말이다. 그렇게 그녀는 항상 같은 자리에 있어 줄 줄 알았다.


하지만 세상에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소중함을 모르던 A씨에게 지친 그녀도 이별을 고했다.


헤어질 당시에도 A씨는 그녀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몰랐다. 뭘 잘못했는지, 뭘 잃어버렸는지도 몰랐고 자존심 때문에 붙잡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는 A씨를 떠났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새로운 연애도 시작했다.


언제나 곁에 있어 줄 줄 알았던 그녀가 다른 남자와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자 그제야 후회가 밀려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도깨비'


정말 끝이었다는 걸 실감했다. A씨는 후회하면서도 자신 역시 새로운 사랑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그녀를 만나서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은 나머지 이제 다른 누구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가 했던 모든 노력이 그제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뭘 하고 싶은지, 뭘 먹고 싶은지, 어디에 가고 싶은지 그녀는 늘 A씨가 우선이었다.


아무리 곱씹어봐도 그런 사람을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이고, 결혼해 평생을 함께해도 괜찮을 사람도 그녀뿐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신데렐라 언니'


이 모든 걸 깨닫게 된 A씨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였다. 이제 그녀를 기다리는 것.


그녀가 헤어지기만을 기다리던 A씨는 그녀의 이별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자신의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편지를 썼다.


A씨가 쓴 한장 두장 써 내려간 편지는 어느덧 7장이 됐다. 그리고 그는 7장의 손편지를 그녀에게 전달하고 그저 기다렸다.


두 사람은 어떻게 됐을까. 결말부터 이야기하자면 A씨는 그녀와 곧 결혼한다. A씨의 진심이 늦게나마 그녀에게 닿았다는 말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김종욱 찾기'


결혼을 앞둔 A씨와 그녀는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어제 한 영화를 봤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마치 이들의 운명처럼 이런 대사가 나왔다.


"운명은 따로 있는 거 아닌가?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만나야 될 사람은 만나게 되겠지"


"넌 그래서 아직 멀었다는 거야. 인연은 붙잡아야 운명이 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