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어려워 20대 초반 아들·딸과 함께 스스로 목숨 끊은 49살 엄마
인천시 한 아파트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일가족 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인천시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등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인천 계양경찰서는 전날 난 12시 39분 인천시 계양구 한 아파트에서 A(49)씨 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가족은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A씨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발견됐다. 앞서 A씨는 이 지인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는 취지의 연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가운데는 딸의 친구도 섞여 있었다. A씨의 자녀는 아들(24)과 딸(20) 등 2명이고, 나머지 1명은 몇 달 전부터 함께 살던 딸의 친구(19)였다.
발견 당시 A씨와 딸 등 3명은 거실에서 숨져 있었다. A씨의 아들만 작은 방에서 숨진 상태였다.
집안에서는 네 사망자가 쓴 유서가 각각 발견됐고, 대부분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수년 전 남편과 이혼한 A씨는 자녀 둘을 데리고 살면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직장을 잃은 지난해 9월에는 주거급여를 신청해 같은 해 11월부터 소정의 급여를 받아왔다.
주거급여는 저소득 한부모 가정에 임대 아파트의 임대료를 지원하는 정책이다. 3인 가족 기준 최대 20여만원 수준이다.
계양구 관계자는 인사이트에 "A씨네 가족은 기초생활수급대상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변동 없이 주거급여는 지급됐다"며 "매달 최대 23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신청이나 자격 여부는 개인정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 등 4명의 주검 부검과 함께 필적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타살 흔적도 없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