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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음식 기사에게 '치킨 빼먹지마!' 했다가 집단으로 '배달 거절' 당한 사장님

최근 벌어지는 배달음식 '빼먹기' 논란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 이유가 전해졌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최근 배달음식 기사들이 치킨·피자·도넛 등을 빼먹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음식을 배달하는 측에서는 개봉하지 못하도록 스티커를 붙이는 등의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아직 전국적으로 확산하지 않은 상황.


배달음식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음식점 사장님들이 기사들에게 신신당부하면 되지 않느냐"고 지적한다.


하지만 배달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들은 시민들의 이 같은 의견은 실현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인사이트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그 이유는 자신의 치킨집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돕는 한 여성의 사연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기사들이 담합하면 배달음식점 하나 망하는 건 일도 아니다"라는 이야기가 담긴 사연이 공유되고 있다.


해당 사연을 올린 A씨는 "배달기사들끼리 단톡방에서 합심해 한 가게의 '콜'을 아예 안 받아버리면 그 가게 업주는 정말 미쳐버린다"면서 "피크타임에 배달을 해야 먹고사는데 배달해주는 기사들이 없으면 장사를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콜'이라는 것은 배달을 이야기한다. 즉 배달기사들에게 음식을 손님에게 전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콜'이라고 하는 것이다.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인사이트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A씨의 증언에 따르면 음식점과 배달기사의 관계에서는 오히려 배달기사들이 갑이 되는 형국이다. 아무리 배달기사들이 잘못을 해도 좀처럼 뭐라고 할 수 없는 환경이 형성돼 있다.


A씨는 "아빠 치킨집에 오는 배달기사가 너무 태도가 안 좋아 뭐라고 했더니 단톡방에 '그 집, 콜 절대 잡아주지 마'라고 했더라"면서 "한 4시간 동안 우리 가게 콜을 안 받아줬는데 진짜 미칠 뻔했다"고 토로했다.


이 이야기를 종합하면 배달기사가 음식을 빼먹었다고 음식점에 항의가 들어와도 사장님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그저 좋게좋게 타이르는 방법뿐이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가게에서 뭐라 할 수가 없다. 배달원이 해당 매장 블랙하고, 그쪽 콜을 아예 안 받아준다"가 현실인 것이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도대체 어떤 방법이 좋을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미 배달기사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쪽은 해결책이 안 되고, 포장 방식을 바꾸자니 비용이 증가해 결국 음식 가격이 높아진다.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은 배달기사들의 인식 전환이다. 비록 음식을 빼먹는 기사들은 극소수지만, 전반적으로 배달기사들끼리 '나쁜 손'이 되지 말자고 하는 공감대가 형성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