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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한 치킨 들고 버스 타는 게 다른 승객들에게 그렇게 민폐인가요?"

퇴근길 치킨 두 마리를 사 들고 버스에 올랐다가 상욕을 들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수백 가지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퀴퀴하기만 한 냄새부터 다소 찝찝한 땀내까지 종류가 셀 수 없이 많다.


후각에 민감한 일부는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대놓고 욕을 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


한 여성은 퇴근길에 치킨 두 마리를 사 들고 버스에 올랐다가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상욕을 들어야 했다.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장한 치킨을 들고 버스에 탔는데 한 손님이 상욕을 하셨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글쓴이 A씨는 얼마 전 퇴근길 허기를 달래려고 치킨집에 들러 치킨 두 마리를 포장했다. 집까지는 걸어서 한 시간 정도 걸려 아무 생각 없이 버스에 올랐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퇴근길 버스는 다소 붐볐지만, 그럭저럭 견딜 만했다. A씨는 중앙에 자리를 잡고 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문제가 생긴 건 버스가 승객을 모두 태우고 다시 출발하면서부터다.


"X발 왜 치킨 냄새를 풍기고 지X이야"


뒤에서 한 중년 남성이 그를 향해 욕설 섞인 고함을 뱉었다. 이 남성은 A씨가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는데도 하차하는 순간까지 지적을 그만두지 않았다.


A씨는 "괜히 같이 화내봤자 저만 피곤해질 것 같아 참았다"며 "그런데 너무 화가 난다. 치킨이 삭힌 홍어처럼 역한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닌데, 택시라도 타야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OCN '구해줘2'


A씨의 답답한 사연에 누리꾼 대부분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치킨을 들고 탄 행위가 상욕을 들을 만큼 몰지각한 건 아니라는 얘기였다.


일부 누리꾼은 다짜고짜 욕부터 한 남성도 문제지만 A씨 역시 문제가 없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어찌 됐든 공공장소였고, A씨가 주의를 기울였어야 맞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불쾌한 냄새가 있더라도 어느 정도는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후각이 심각하게 예민하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화를 내지 말고 택시와 같은 다른 수단을 이용하는 게 맞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실 서로 조금씩만 이해하고 양보하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사연이다. 사연 속 중년 남성도, 글쓴이도 조금씩 서로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반성해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