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일본 수출규제에 마땅한 대책 없이 '애국심'에만 호소하는 문재인 정부
일본 수출규제에 마땅한 대책 없이 '애국심'에만 호소하는 문재인 정부
입력 2019.07.23 19:27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 제공 = 삼성전자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당장 6개월 후에 회사가 문을 닫을 지도 몰라 걱정이다. 요즘은 잠도 제대로 못 잔다"


일본에서 수입하던 반도체 핵심소재를 당장 구할 데가 없어진 한 중소기업 사장 A씨는 며칠 후 일본으로 날아갈 예정이다.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던 규제가 장기화될 것이라 예상되면서 당장 물품 수급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일본이 자국 기업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한국을 옥죌 카드로 수출 규제를 내밀었다. 수출 규제가 현 정부의 위안부 합의 파기 등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자국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이 같은 정책을 강행한 것은 문재인 정부를 밀어내고 일본 친화적 정권으로의 교체를 목표로 한다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문제는 문 정권에 대한 보복성 조치의 피해가 고스란히 기업과 소상공인에게 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은 차치하고서라도 중소기업은 길어야 6개월을 버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문 정부의 대응에 아쉬움이 남는다.


인사이트뉴스1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와 에칭 가스 등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불과 2~3개월 뒤 재고가 바닥나면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할 수도 있는 상황. 일본 정부의 '사형 선고'와 가까운 일방적 통보에 문재인 정부는 어떤 대처를 내놓았을까.


문 정부는 반도체 산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있기에 이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외교적 해결을 위해 외교채널을 가동했고, WTO(세계무역기구) 등 국제기구 제소 등 조치를 취했다.


또한 일본 양자협의를 이끌어내려 시도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실질적으로 얻은 해결책은 아무것도 없었다.


문 정부는 줄곧 수출규제 때문에 실질적 피해를 입을 경우 '맞대응'한다는 모호한 뜻만 내비쳤을 뿐이다.


정부가 일본과 하겠다고 했던 외교적 해결은 심지어 더욱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인사이트아베 신조 일본 총리 / GettyimagesKorea


지난 19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남관표 주일 한국 대사를 만나 자리에서 '무례'라는 표현을 쓰며 대놓고 외교 결례를 범했다. 이어 한국 측의 제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과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할 수 없다는 점도 공고히 했다.


문 정부는 국민에게 '최선을 다한다'라는 의중을 전달했을 뿐, 실질적인 문제 해결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내 대기업 30곳의 총수, 최고경영자들을 청와대에 불러 정부 차원에서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기업 내부에서 대체재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동안 아직까지 실질적인 물품 지원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인사이트뉴스1


결국 총알받이 노릇은 기업들이 해내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급하게 일본에 다녀왔다.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인 이석희 사장도 일본으로 날아가 현지 거래처 등을 돌면서 반도체 원자재 확보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물자 수급 및 자체 생산에 힘쓰고 있다. 생산이 긍정적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상용화까지는 아직 먼 얘기인 것이 현실이다.


아무리 목마른 자가 우물을 찾는다지만 정부가 나서서 일궈낸 해결책이 전무한 상황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사이트뉴스1


오래 묶은 역사를 청산하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이번 위기를 이겨내겠다는 공고한 국민 정서 모두 중요하고 숭고한 일이다.


하지만 그 '대의' 앞에서 수많은 기업이 재물로 바쳐져서는 안된다. 문 정부 역시 국민 정서 뒤에 숨어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엄중하게 바라보지 않는 건 아닌지 살펴야 할 때다.


문재인 정부는 뜬구름 잡기식 정책이 아닌 뚜렷한 외교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실질적인 양자 협의를 이끌어내야 함은 물론이다.


피해는 기업이 받고 있으며, 기업의 피해는 곧 국민의 피해로 이어진다.


수출 규제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작금의 외교적 회담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경로를 고심해야 한다. 듣기 좋은 이야기는 끝내고 정치적 해결법을 강구해 실익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의 선택을 내려야 할 때다.


최근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을 2.2%로 기존 2.5%에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까지 터지며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는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한 엄중함을 가지고 있는가. 정책 오류로 빚어진 사항 앞에 대응능력 부족을 인정하고 새 활로를 개척해야 할 때임을 하루 빨리 자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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