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멀쩡한 치아 충치 있는 척 속여 다 갈아버린 치과의사
한 치과의사가 병원을 찾아온 환자들의 치아 상태를 충치가 있는 것처럼 꾸며 임플란트 등의 과잉 진료를 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멀쩡한 치아를 썩은 것처럼 만들어 과잉진료한 치과의사의 실체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2일 방영된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80여 명 환자의 치아를 뿌리까지 갈아버린 치과의사 추혜미 원장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추 원장으로부터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겪고 있는 부작용을 전했다.
그중에는 입이 마비되어 혀를 씹는다거나 침을 흘리고 고름이 차는 등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치료 후 부작용 등의 고통을 호소한 환자들이 치과를 다시 찾았지만 원장은 바뀌어 있었다.
추 원장으로부터 치과를 인수받아 운영하고 있는 김 원장은 환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추 원장의 진료 기록을 살펴봤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환자마다 치아 상태가 다 다름에도 그 결과물이 모두 같았던 것이다. 이를 이해할 수 없었던 김 원장은 직접 추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설명을 부탁했다.
이날 방송에서 공개된 전화 통화 음성에서 추 원장은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데 환자들 동의를 얻었고 제가 한 치료에는 문제 없다"며 반박했다.
추 원장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병원을 인수받은 김 원장의 생각은 달랐다.
김 원장이 추 원장에게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기록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환자가 치료 전 스케일링과 레진 등 간단한 치료로 해결되는 치아 상태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시술 후 찍은 사진에는 대부분의 치아에 기둥이 심어졌다. 과잉진료가 의심되는 부분이다.
환자들의 증언도 김 원장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방송에 출연한 한 환자는 "앞니에 충치가 있다고 진료를 제안했는데 내가 '싫어요. 치료 원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추 원장이 다른 치료를 위해 마취하고 앞니를 그냥 갈아버렸다"라고 밝혔다.
앞니에 난 작은 흠집을 없애기 위해 병원을 찾았던 환자도 2시간 동안의 치료를 받은 후에는 9개의 이가 모두 갈렸다.
추 원장의 진료 기록을 살펴 본 다른 치과 전문의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재현 치과의사는 "사진을 보고 팔에 소름이 돋았다"라며 "우리는 어떻게든 1mm라도 살리기 위해 조금씩 파는데 이건 멀쩡한 치아를 충치가 있는 것처럼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을 봤을 때 (치료가) 필요한 어금니가 있는데 손을 대지 않았다. 불필요하지만 쉬운 건 치료하고 필요하지만 어려운 건 치료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논란에 대해 추 원장은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환자의 동의를 받아 치료를 했고 비용 부분에 대해서는 치료 과정에서 설명이 부족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의료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냐?"라며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