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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과 첫 '면회 외박'인데 군대 단톡방에 함께하는 모든 걸 보고해야 한대요"

지난 18일 '군대나무숲'에는 한 부대에서 출타자를 대상으로 상식을 벗어나는 수준의 보고를 받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육군 모 부대에서 외출 병사들을 대상으로 상식을 벗어나는 수준의 보고를 받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부대의 모든 장병을 초대하고, 출타자에게는 시시각각 숙소의 위치와 연락처를 공유하라고 주문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지난 18일 페이스북 페이지 '군대나무숲'에는 입대한 남자친구와 첫 면회 외박을 앞두고 있는 여자친구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쓴 A씨는 얼마 전 남친에게 다소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면회 외박을 나가서도 부대 단체 채팅방에 숙소의 위치, 연락처 등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가뜩이나 위수지역을 벗어나지 못해 답답했던 A씨는 함께 머무를 숙소를 공개해야 한다는 얘기에 수치스럽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보고에는 다소 민감할 수 있는 개인 정보가 포함돼 있는데, 지휘권이 없는 일반 사병까지도 보고를 쉽게 볼 수 있어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중대 행정반에 보고하는 게 아닌, 일면식도 없는 다른 병사가 '내 사생활'까지 시간마다 알게 된다는 게 소름 끼쳤다.


A씨는 "보통 부대는 다 이렇게 보고에 집착하느냐"며 "기분이 너무 나쁘다"고 호소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


누리꾼들은 부대의 지침이 다소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A씨의 지적대로 개인 정보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출타 시 보고는 탈영 등의 사고를 막고 위급상황에서 빠른 영내 복귀를 돕기 위해 이뤄진다. 민감한 개인 정보가 포함된 만큼 지휘관이나 당직사관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짧게 하는 게 보통이다.


단체 채팅방을 통한 보고가 다소 선을 넘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무리 군대라지만 시대가 변했다. 병사는 누군가의 도구가 아니며, 인격을 가진 대한민국의 일원이다. 병사의 개인 정보에 대해 조금 더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규정에 근거해 자유로운 외박·외출을 허가 받고 동행하는 사람이 있을 때에는 동행인의 정보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