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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충' 소리 들을까 봐 아기 칭얼대자 눈치 보며 황급히 식당 밖으로 뛰어나간 엄마

어느 죽집에서 아기가 '옹알이' 하자 심하게 눈치보다 가게를 나간 아기 엄마 사연이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막돼먹은 영애씨'


[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아이를 가진 엄마들은 공공장소가 가시방석 같다. 아이가 울기라도 하면 주위를 둘러보며 눈치보기 바쁘다. 피해를 조금만 줘도 '맘충'이라 손가락질 받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혹여 '맘충'이란 소리를 들을까 노심초사하는 엄마는 '남에게 피해주지 말자'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사소한 것에도 '자발적 죄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방증하듯 어느 식당에서 아기가 '옹알이'하자 심하게 눈치보다 가게를 나간 아기 엄마 사연이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눈치 너무봐서 안쓰러운 아기 엄마'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내용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이날 점심을 먹기 위해 한 죽집을 찾았다. 주문한 메뉴가 나올때쯤 갓난 아기를 안은 엄마 B씨가 들어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막돼먹은 영애씨'


A씨는 "앞니 위아래 두 개씩 밖에 안 난 갓난아기가 옹알이 하느라 '아!아!아!에!' 소리를 계속 냈는데 너무 귀여워서 사람들이 한 번씩 쳐다보고 웃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데 B씨는 아기 소리가 커서 민폐라고 생각했는지 구석에 앉아서 주문한 음식 포장을 기다리며 과하게 눈치를 보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이에 죽집 사장님이 B씨를 위해 매실음료를 한 컵을 건넸다. 그러나 아기가 자기 달라고 조르는 턱에 B씨는 한모금을 채 못 마셨고, 유리컵에 아기의 손이 다칠까봐 옆으로 치우기까지 했다.


그러자 아기는 보채며 울기 시작했고 급기야 B씨는 안절부절 못하다가 칭얼대는 아기를 안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막돼먹은 영애씨'


A씨에 따르면 당시 손님이 거의 나이 많은 아주머니들이라 아기 엄마를 안쓰러워했다. 사장님도 나가서 아기 엄마한테 더우니까 들어오라고 했는데도 안 들어왔다고 한다.


결국 보다못한 아주머니들이 '괜찮다'고 나서자 마지못해 들어온 아기 엄마는 잠깐 나갔다 왔는데도 땀에 흠뻑 젖은 상태였다. A씨가 주문한 음식이 나와서 반그릇 먹을 때까지 5분 정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A씨는 "언제부터 아기 '옹알이'에도 엄마가 그토록 눈치를 봐야 하는 시대가 됐는지 슬펐다"며 "나도 결혼해서 애기 낳아야 할텐데 벌써부터 걱정스럽다"고 한탄했다.


또 "맘충이라 불리는 상식이하 아기 엄마들 때문에 아이 가진 엄마들 대부분이 안 봐도 되는 눈치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안좋다"며 씁쓸해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막돼먹은 영애씨'


글을 읽은 누리꾼들도 "저런 개념부모가 있는 반면 진짜 무개념 부모도 많아서 안타깝다", "같은 아기 엄마로써 눈물이 왈칵 났다", "맘충 얘기만 듣다가 저렇게 눈치보는 아기 엄마 보니 맘이 너무 아프다" 등 격하게 공감하며 안타깝단 반응을 보였다.


공공장소에서 아이를 방치해 남에게 피해를 주고도 뻔뻔한, 일부 몰지각한 엄마들 때문에 '맘충' 이란 말이 남발되면서 아이를 가진 모든 부모들이 눈치보게 되는 게 우리 사회의 슬픈 현주소다.


우리 모두가 아이였고 아이의 부모가 된다. 문제 있는 아이 엄마도 물론 많겠지만 아이를 데리고 공공장소에 나온 모든 엄마들을 죄인인 것처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지 말고 조금은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는 자세도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