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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경찰 도와주지 마세요, 너무 억울해서 곧 '목숨'을 끊을 생각입니다"

경찰을 돕다 허리가 다쳐 생계에 어려움이 생긴 의인이 "절대 경찰을 돕지 말라"는 글을 온라인에 올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용의자를 검거하는 경찰을 돕다가 허리 등을 다쳐 생계에 어려움이 생겼지만, 정작 경찰은 외면하고 있어 '죽음'으로 알리려 한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1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경찰 때문에 너무 분하고 원통해 목숨을 끊을 생각입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글쓴이 A씨는 지난해 말 경찰이 놓친 불법체류자를 붙잡아 경찰서장 명의의 표창장을 받고 '의인'이 됐다. 


그러나 반년이 흐른 뒤인 지금, 그는 빚만 잔뜩 떠안은 채무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인사이트MBC충북NEWS


그는 '의인'이 되기 전 일용직 노동자로 생계를 꾸려왔다. 부양해야 할 노부모도 있었다. 하지만 경찰을 돕는 과정에서 전치 4주 부상을 입고 일을 못하게 됐다. 


생계가 어려워지자 그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고, 경찰은 20만원을 내밀었다. 그리고 "먼저 자비로 치료받고 비용을 청구하라"고 말했다. 


하루 벌어 하루 먹던 A씨는 수중에 돈이 없었다. 포상금 20만원은 계좌에 들어오자마자 대출 이자로 나갔다. 그래서 모든 의료비용을 대출금으로 충당했다. 


이제 경찰이 약속한 대로 비용을 내주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경찰을 믿고 휴업손해 200만원을 청구했고, 치료지원금도 다시 한 번 부탁했다. 


그러나 경찰은 거절했다. "규정상 지원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리고 다시 20만원만 A씨 손에 쥐여줬다. 


인사이트MBC충북NEWS


A씨는 "국가를 위해 아무 계산 없이 몸을 던져 범인을 막은 대가가 이렇게 비참할 줄 알았더라면 그때 범인의 도주를 외면했을 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인에 대한 관심과 도움을 주는 사람이 없는 이 현실이 너무 암담해 조만간 죽음으로 이 현실을 알리려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사건은 지난 2월 MBC 충북에서 집중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경찰은 "관련 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손실보상을 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연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경찰을 비판하고 나섰다. '유공 경찰서장 표창'까지 받은 의인을 이렇게 대우하면 누가 과연 경찰을 돕겠냐는 것. 


인사이트YouTube '노컷뉴스핫클립'


최근 '대림동 조선족 경찰 폭행 사건' 영상 속 여경이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게 말이 되느냐는 시민들 비판에 대해 경찰은 지속적으로 "여경의 대응은 완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을 도운 의인을 외면하는 이러한 사례가 지속해서 나온다면 시민들은 결국 우리는 외면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