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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카드 잔액 없는 수험생 공짜로 태워준 버스기사님이 준 '선물'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버스기사님 덕분에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뚜벅이'라면 교통 카드에 잔액이 부족해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어찌해야할지 갈팡질팡할 때 버스기사님이 공짜로 태워주시면 참 감사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갈 때도 잔액이 없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수험생은 최근 등굣길에서 버스 기사님 덕분에 하루를 행복하게 시작했다는 사연을 전했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버스 기사의 흔한 배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A씨는 얼마 전 학원에 가기 위해 마을버스를 탔다. 그가 맨 마지막으로 버스에 오르자 버스 기사는 문을 닫고 곧바로 출발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A씨는 평소처럼 당당하게 카드기에 버스카드를 댔다. 그런데 이런 음성이 버스를 가득 메웠다.


"잔액이 부족합니다"


A씨는 당황했다. 수차례 다시 카드를 갖다 댔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똑같았다.


그는 당황스러운 마음에 버스 기사에게 "잠시만 기다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현금으로 결제할게요"라며 양해를 구했다. 버스 기사는 천천히 하라는 손짓으로 가볍게 답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A씨는 재빨리 가방을 열어 지갑을 꺼냈다. 그러나 겉보기에도 유난히 얇았던 그의 지갑에는 동전 한닢도 들어 있지 않았다.


버스기사에게 "내려달라"고 요청하기에도 뭐한 상황이었다. 이미 버스가 도로에 진입해 한참 달리고 있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어쩔 줄 몰라하는 A씨에게 버스기사가 먼저 말을 걸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학생 왜? 현금도 없어? 학원 가는 길이면 그냥 타고 다음에 내"


예상치 못한 호의였다. A씨는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버스기사의 호의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신호등에 걸려 잠시 버스가 선 순간, 학생을 불러 천원짜리 지폐 두 장을 건넸다. 귀갓길 버스요금도 없을 A씨를 생각한 세심한 배려였다.


버스기사는 "올 때 차비 걱정돼서 어디 공부나 되겠냐"며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내가 이 버스만 7년을 몰았는데 학생을 모르겠냐. 공부 열심히 해라"고 덧붙였다.


버스기사는 매일 성실하게 학원과 학교를 오가는 A씨를 태우며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A씨의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버스기사의 담담하면서도 세심한 배려를 칭찬하는 반응을 보였다.


평소 알게 모르게 배경처럼 스치기만 했던 관계에 대해 한번 돌아봤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실제로 우리 곁에는 매일 같이 보면서도 아는 척을 하기는 어색한 사이가 많다. 학업이나 업무에 치이다 보면 주위를 둘러볼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번쯤은 사연 속 버스 기사처럼 가끔씩 주위를 둘러보고 난처해하는 이웃에게 손을 뻗어본다면 어떨까. 그런 소소한 호의가 모여 세상을 아직 살 만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