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기념일에 '50만원' 지갑 선물해준 여친에게 3천원짜리 '액괴'만 준 남친

기념일에 50만원짜리 지갑을 준비한 여자친구와 달리 남자친구는 3천원짜리 액체 괴물을 선물로 줬다는 사연이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연애의 온도'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기념일을 위해 준비한 50만원짜리 지갑을 가슴에 품고 있었던 22살 여자친구는 29살 회사원 남친이 건넨 선물을 받고 충격에 빠졌다.


그가 선물이라며 건넨 물건이 가격표도 떼지 않은 3천원짜리 '액체 괴물'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가 치사한 건가요?"라며 조언을 구하는 A씨의 고민 글이 올라왔다.


A씨에 따르면 남친은 기념일을 앞두고 "가지고 싶은 지갑이 있다"며 먼저 선물 이야기를 꺼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연애의 온도'


그가 말한 지갑은 50만원이 넘는 고가 브랜드 제품이었다. 학생인 A씨에게는 많이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하지만 남친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가방을 사려고 모아뒀던 돈을 고민 끝에 지갑 구매에 사용했다.


대신 A씨도 비슷한 가격대의 가방이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그 가방은 40만원대의 중저가 브랜드 가방이었다. 


남친은 흔쾌히 알겠다고 대답했다. A씨는 기쁜 마음으로 백화점에 가서 선물할 지갑을 샀다. 기뻐할 남자친구의 얼굴을 상상하며 정성 들여 포장까지 했다. 


원래 사려던 가방은 받고 싶다고 말한 가방보다 비쌌고, 지갑 사는 돈에 조금의 돈만 더 보태면 살 수 있었지만 A씨에게 그것은 문젯거리가 아니었다. 남친이 기뻐하는 게 더 중요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하지만 기념일 당일 악몽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두 사람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친 뒤 선물을 교환했다. A씨는 약속한 지갑을 건네줬다. 


남친도 슬며시 무언가를 꺼내 A씨에게 건넸다. 가방이 들어가기에는 좀 작은 검은 비닐봉지였다. 그 안에는 장난감 액체 괴물이 들어 있었다. 3천원짜리 가격표도 그대로 붙어 있었다.


장난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가 "그럼 진짜 그 가방을 사달라고 한 거였어?"라고 화내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Youtube '챠챠의 깜놀TV'


A씨는 건넸던 지갑을 다시 뺏고 "그럼 나도 이거 말고 볼펜으로 사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남친은 "선물이란 게 마음이 중요하지 가격이 중요하냐"면서 "이왕 사 왔으니 소중하게 쓰겠다"고 손을 뻗었다.


A씨가 주지 않자 남친은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고급 레스토랑 계산마저 모두 A씨의 몫이었다.


다음날 남친이 보낸 메시지는 A씨를 더욱 당혹스럽게 했다.


"그 나이에 맞고 어울리는 물건이 있어. 네가 말한 가방은 네 나이에 맞지 않아"


그러면서 "나도 액체 괴물 준비한다고 정말 힘들었다. 우리 동네는 없어서 구하느라 고생했다. 솔직히 어제 너한테 너무 실망했다"라고 비난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연애의 온도'


해당 대화 내용을 캡처, 공개한 A씨는 "헤어지자고 하니까 붙잡더라. 혹시 지갑 때문인가 싶어서 지갑은 환불했다고 하니까 남친이 '너처럼 치사한 X은 처음 봤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야기를 접한 누리꾼들은 "여섯 살짜리 내 조카한테도 기념일 선물로 액체 괴물은 안 주겠다"라며 자기 일인 것처럼 A씨와 함께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처럼 기념일 후 다투거나 헤어지는 연인의 사연은 비일비재하다. 선물 그 자체보다는 소위 가성비를 따지는 상대방의 모습에 실망감을 느끼는 탓이 크다.


굳이 비쌀 필요도 화려할 필요도 없지만, 마음을 전하는 도구인 만큼 선물에서 사랑하는 상대를 생각하며 골랐다는 진심은 느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50만원 짜리를 달라고 당당히 말해놓고 자기는 '진심' 운운하며 3천원짜리를 준다면 그 누구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