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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이 양보해라" 졸업하는 4학년 학점 좋아야 한다고 신입생 학점 'A→C'로 바꾼 교수님

"4학년은 성적을 잘 받아야 한다"며 성적이 잘 나온 1학년 학점을 바꾸고 4학년 학생들에게 좋은 점수를 준 교수의 이야기가 화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시험을 앞두고도 '불금'이라며 놀러나간 친구들과 달리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한 당신.


성적으로 'A'를 받아 그간의 노력에 보상을 받은 줄 알았건만, 최종 성적을 확인해 보니 'C'를 받았다면 당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초 받았던 평가 'A'가 착오였다면 조금 억울하기는 해도 어쩔 수 없겠지만, 성적이 변경된 이유가 그저 '졸업생'이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면 기분이 어떨까.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교수 저만 만났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글쓴이 A씨는 몇 년 전 대학교 1학년 당시 대학교수의 황당한 언행을 목격했다.


평소에 한문을 좋아한 그는 교양 과목으로 한문 관련 수업을 신청해 열심히 들었고 과제와 발표 전부 열성적으로 참여했다.


이렇게 노력하며 공부한 덕분에 A씨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통틀어 단 한 문제만 틀리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성적을 확인한 뒤 그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모니터 화면에는 'A'라는 글씨가 선명히 담겨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기분이 좋은 상태로 신나게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전보다 더 좋아진 한문 수업을 들으러 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A씨의 기분은 바닥으로 완전히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몇 명의 학생들이 우르르 교수님에게 향하더니 자신들을 '곧 졸업할 4학년들'이라고 칭하며 "저희가 이번에 교생실습을 다녀와서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들은 "실습 때문에 발표 수업이랑 과제도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못 했고 기말시험 때도 못 나왔어요"라고 말하며 잘 봐달라는 듯 교수님에게 커피와 간식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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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지는 교수님의 말은 A씨를 더욱 당황하게 했다.


"4학년들은 곧 졸업이고 성적도 좋아야 하니까 1학년들이 양보 좀 해요~"


교수님은 학생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얼마 뒤 A씨의 학점은 A에서 C로 바뀌어있었다.


"설마설마 했는데… 진짜일 줄이야" 바뀐 성적을 확인한 A씨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수업을 열심히 듣고, 밤새워서 발표 준비를 하고, 시험을 잘 보는 게 다 물거품이 됐다는 생각에 화도 났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 후 시간제 강사였던 한문 교수는 해당 수업을 끝으로 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말도 들을 수 없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1학년은 학점 막 받아도 된다는 생각부터 고쳤으면 좋겠다"며 글을 마쳤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와 나 같았으면 바로 신고했다", "4학년이 무슨 벼슬이냐", "어떻게 저런 교수가 있을 수 있지?" 하며 분노했다.


실제로 A씨의 사연과 같이 "4학년은 졸업도 하고 취업도 해야 해서 바쁘니까", "학생들이 좋은 성적으로 졸업해 취업이 잘돼야 학과 취업률이 높아지니까"와 같은 이유로 4학년들이 성적을 잘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교수뿐만이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런 말들을 쉽게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성적은 스스로 노력하는 데에 따라오는 보상인데, 아무런 노력도 없이 우수한 성적을 받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게다가 열심히 노력해 그에 합당한 성적을 받은 학생의 성적을 깎아내리면서 기말시험조차 보지 않은 4학년에게 좋은 학점을 주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