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해외 몰카 사이트 영상에서 여직원 '얼굴' 발견하고 '링크'까지 보낸 남직원

동료 여직원이 나오는 불법 촬영물을 보고 여직원에게 "얼른 삭제하라"고 카톡한 남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국내에서는 접속이 금지된 불법 해외 성인 사이트에서 동료 여직원의 얼굴이 나오는 '리벤지 포르노'를 본 남성이 있다. 


떳떳하지 않은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고, 혹시 피해자가 마음의 상처를 입을까 걱정돼 혼자만의 비밀로 남겨두는 게 보통이지만 이 남성은 '눈치'라는 게 없었다. 


그는 피해 여성에게 링크와 함께 "빨리 영상을 삭제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리벤지 포르노' 영상에서 회사 동료 여직원 얼굴을 보고 직접 알려줬는데 잘못한 것이냐"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연을 올린 A씨는 며칠 전 성인 사이트에서 익숙한 얼굴을 봤다. 바로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여직원이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여직원이 혹여라도 피해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영상이 더욱더 퍼져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민 끝에 그는 여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 포르노 영상 속 여자의 얼굴 당신 맞지요? 아무래도 조치를 하는 게 좋지 않나 싶네요"


A씨는 링크를 직접 보내면서 해외 도메인네임서비스(DNS)를 통해 우회해야 사이트에 접속이 가능하다고 귀띔까지 해줬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여직원의 반응은 차가웠다. 왜 남의 상처를 긁고 들쑤시냐고 강하게 따져 물었다.


그러나 여직원은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그 역시 자신의 얼굴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 세상에 퍼졌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히려 누구보다 먼저 알았고, 힘들어했다.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벌거벗은 모습을 봤다는 생각에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수차례 극단적인 생각도 해봤지만 꾸역꾸역 참았고 버텨냈다.


그런데 A씨의 한마디에 그간 참아왔던 감정이 폭발했다. 


A씨의 이런 일방적인 메시지는 오히려 '협박'으로 들렸다. "나도 네 영상을 봤다"는 말로 느껴지기도 했다. 혹시 다른 직원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여직원은 A씨에게 "대체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경찰에 신고하고 연락은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정말 순수한 의도로 알려준 건데,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겠다. 직접 찾아가 얘기를 해보려고 했지만 오늘 여직원이 결근해 만나지도 못했다"고 호소했다.


사람들은 A씨의 행동을 비판했다. 자신이 하는 일이 그저 옳다고 믿고, 다른 사람의 처지에는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여직원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자신이 옳았다는 공감을 구걸하는 모습이 너무 이기적이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A씨가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인지 의아해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진실로 A씨가 리벤지 포르노의 확산을 막으려는 게 목적이었다면 이미 여직원이 그 사실을 알고 화를 냈을 때 사과를 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A씨가 접속한 사이트가 리벤지 포르노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접속이 차단된 곳이라는 점에서 그의 진실성은 의심받고 있다. 


한편 A씨가 아무리 비판받더라도 법적인 처벌을 받을 이유는 없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스트리밍으로 불법 촬영물을 시청한 행위는 불법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불법 촬영물의 유포를 막기 위해서는 단순히 홈페이지의 접속을 막는 수준이 아닌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언가를 규제하는 것은 분명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의식의 전환을 이끌어내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