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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걸린 선배가 1년전 준 음료수를 영원히 먹지 못하게 됐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폐암에 걸렸던 선배가 떠나기 전 주고 간 음료수를 결국 먹지 못하게 됐다는 사연이 등장해 누리꾼들의 슬픔을 자아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미생'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회사원 A씨는 1년째 먹지 못한 음료수 하나가 있었다. 


편의점에서 1천원 짜리 한 장이면 살 수 있었지만, 그것은 어떤 음료수보다 소중하고 의미가 깊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따르던 선배가 1년전 준 선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물은 며칠전 마지막 선물이 돼버렸고, 이제 영원히 마실 수 없는 음료수가 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선배가 남기고 간 음료수를 영영 마실 수 없을 것 같다"는 내용의 사연 글이 올라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미생'


A씨에게는 회사에 입사한 이후 늘 믿고 따르던 선배가 있었다. 항상 밥도 같이 먹었고 힘든 일, 궂은일이 생길 때마다 그를 위로해준 따뜻한 선배였다.


회사 생활 내내 선배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그런데 어느 날 일주일 동안 무단결근을 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걱정됐지만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며칠 뒤 선배는 핼쑥한 표정으로 회사에 등장했다. 그의 손에 드링크가 가득 담긴 비닐 봉지가 들려 있었다.


그 선배는 같이 일했던 동료들에게 음료수를 하나씩 나눠주고는 유유히 짐을 싸서 떠났다. 알고 보니 선배는 갑작스러운 암 선고를 받아 투병을 시작해야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내사랑내곁에'


당시 A씨는 "꼭 돌아오세요. 저는 오늘 날짜 적어두고 오시는 날 축배로 마실게요"라고 다짐했다.


선배는 A씨가 병원을 찾을 때마다 기력이 쇠퇴해갔다. 듬직했던 덩치는 계속 줄고 줄어 어느덧 절반도 되지 않는 정도가 됐다. 


증세가 더욱 심해지면서 의사도 포기할 정도가 됐다는 이야기를 접하기도 했다. 


A씨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저 마지막까지 희망을 바라며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기적이 찾아와 다시 선배가 예전처럼 돌아오기만을 바랐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기적은 결국 찾아오지 않았다. 선배가 음료수를 주고 간 지 약 1년 조금 넘은 날, 회사 메신저로 전체 공지가 왔고 공지 속에는 선배가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내용이 담겨있었다. 


A씨는 "며칠 전 병문안 갔을 때만 해도 손을 꼭 잡아주며 약속했다. 꼭 돌아오겠다고"라며 "슬프게도 작년에 회사를 떠나실 때 손에 쥐여 주셨던 이 음료는 평생 열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A씨가 게시글과 함께 올린 사진에는 2018년 4월 10일이 선명히 적혀있다.


아끼던 선배가 떠나기 전 남기고 간 음료수를 기억하며 추모하겠다는 그의 사연에 많은 누리꾼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