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10℃ 서울
  • 10 10℃ 인천
  • 10 10℃ 춘천
  • 10 10℃ 강릉
  • 10 10℃ 수원
  • 8 8℃ 청주
  • 8 8℃ 대전
  • 9 9℃ 전주
  • 9 9℃ 광주
  • 8 8℃ 대구
  • 12 12℃ 부산
  • 14 14℃ 제주

'약사도 안 먹는 아로나민 골드' 기사 나가자 광고·협찬 운운한 일동제약 홍보실

일동제약의 '아로나민 골드'를 비판하는 기사가 나왖 일동제약의 홍보팀 관계자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광고'와 '협찬'을 운운했다. 언론의 정당한 보도에 돈으로 입막음 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인사이트(좌) YouTube '약쿠르트', (우) 사진 제공 = 일동제약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일동제약의 비타민 영양제 '아로나민 골드'에 비타민 함량이 적다는 기사가 송고된 지난 26일 밤 기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주말을 앞두고 밤늦은 시간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일동제약 홍보팀 관계자였다.


당시 인사이트가 보도한 '약사 오빠가 밝힌 아로나민 골드를 안 먹는 5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가 전화의 발단이 된 것이다.


해당 기사는 인사이트 취재진이 지난 6일 현직 약사이자 유튜버인 '약쿠르트'의 영상 내용을 토대로 작성했다.


인사이트YouTube '약쿠르트'


현직 약사인 유튜버가 공개한 영상에는 아로나민 골드의 비타민 속 성분과 함량 등이 부족하지만 가격은 비싼 편에 든다는 전문가의 상세한 설명이 담겨있다. 


내용을 보면 아로나민 골드를 '저격'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없었고 약사로서 일반 소비자들이 모르고 있는 내용을 담담하게 소개했다.


그런데 해당 기사가 송고된 후 일동제약 홍보팀 관계자는 "기사 내용에 잘못된 정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기사를 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기자에게 물어왔다.


해당 기사에 어떤 오류가 있는지 기자가 묻자 이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은 생략한 채 내부 검토 후 추후에 설명하겠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인사이트YouTube '약쿠르트'


그런데 일동제약 홍보팀 관계자는 기자에게 뜬금없이 이런 기사가 나오기 전에 미리 '광고'와 '협찬'을 이야기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전화상으로 황당한 발언을 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광고를 본사에 의뢰했더라면 승인했을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마치 기자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작성했다고 단정하는 듯한 말투였다.


인사이트 편집국은 29일 오전 내부 회의를 통해 일동제약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어떤 의도로 언급했는지 공식 입장을 문의했다.


이에 대해 일동제약 측 관계자는 "기사가 나온 뒤 광고·협찬에 대해 언급한 것을 깊이 사과한다"며 "기자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일동제약


그러면서 "홍보 일을 꽤 오래 한 입장으로써 언론사나 기업이 공생 관계를 가져가는 입장이지 않냐"며 황당한 답변을 늘어놓았다.


일동제약은 그동안 TV광고를 통해 "먹은 날과 안 먹은 날의 차이를 비교해 보세요"라는 친근한 멘트로 '아로나민 골드'를 판매 1위에 올렸다.


그런데 약국에서 제품을 파는 전문가인 현직 약사가 타사 제품들과 객관적으로 비교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기사를 '광고'와 '협찬'으로 입막음하려 했던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인사이트이정치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 / 사진 제공 =일동제약 


단순히 '광고'나 '협찬'을 받기 위해 기사를 작성했다고 생각한 홍보맨의 발언은 항상 유용하고 좋은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어 하는 기자의 진심을 짓밟아버리는 것이다.


해당 제약사를 출입한다고 해서 무조건 그 회사에 '좋은 기사', '신사업에 도움이 될 글'을 쓰는 것은 한 기업의 홍보팀이 할 일이지, 기자의 역할은 아니다.


기자는 국민이 알 권리가 있다고 판단하면 국민을 대신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보도하는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자의 눈'으로 후일담을 전한 것이다.


국민들이 알아야 할 기사에 협찬까지 운운한 일동제약은 현재 한국광고주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치 대표이사가 지난 2011년 취임해 수장으로 이끌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