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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에 땀도 난다" 국내 최초로 '남의 팔' 갖게 된 남성의 근황

2017년 2월 국내 최초로 뇌사자의 팔을 기증받았던 남성의 근황이 전해졌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올해 2월이 그 누구보다 특별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바로 국내 최초로 팔 이식 수술에 성공한 손진욱(38) 씨다.


지난 6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손씨는 왼쪽 팔 손목 위 약 10㎝ 부위부터 손과 손가락 끝까지 뇌사자 팔을 기증받아 이식했다.


사건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5년 공장에서 일을 하던 그는 불의의 사고로 그만 왼쪽 팔을 잃었다. 갑자기 한손잡이가 된 그에겐 고통의 시간이 계속됐다. 


인사이트뉴스1


손씨에게 다시 희망이 깃든 건 2년 후 겨울이었다. 그는 2017년 2월 2일을 잊지 못한다. 그에게 다시 왼쪽 팔이 생긴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 손씨는 대구 W병원, 영남대병원의 도움으로 다른 사람 팔의 뼈와 신경‧근육‧혈관 등을 연결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만 받으면 다시 행복해지리라 믿었지만 상황은 달랐다. 남의 팔을 이식받는 수술을 받은 후 찾아온 낯선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이었기 때문이다.


손씨는 "처음 수술을 받은 후에 왼쪽 팔과 손이 저리고 시렸다. 왼쪽에 팔이 있지만, 그 팔은 내 것이 아니라, 남의 것이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뉴스1


그의 몸과 마음이 손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건 몇 달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뻣뻣하기만 하던 다섯 손가락을 모두 움직일 수 있게 됐고, 손을 쥐고 펴는 것도 가능해졌다.


일상생활도 점점 편해졌다. 팔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적응돼 밥을 먹고 양치질을 하는 것은 물론 컴퓨터 자판과 스마트폰 키보드까지 자유롭게 두드릴 수 있게 됐다.


사고를 당하기 전부터 좋아했던 야구공을 슬며시 쥐어 던질 수 있게 됐고, 상대와 악수도 가능해졌다. 그가 꿈꾸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이처럼 2년의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잘 버텨온 손씨. 이제 그는 "수술 후 2년간의 시간이 흘러 이젠 ‘남의 팔’이 온전히 내 팔이 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