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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이광구 구속에 신한금융 조용병-하나은행 함영주가 긴장하는 까닭
입력 2019.03.11 18:55

인사이트(좌)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우)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前 우리은행장 법정구속…4대 은행장 첫 실형채용비리 재판에 은행권 '화들짝' 놀라며 긴장감 고조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우리은행 채용비리'와 관련 재판에 넘겨진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고위 공직자나 주요 고객의 자녀 및 친인척을 특혜 채용한 혐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재희 판사는 지난 1월 10일 이광구 전 은행장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시중 4대 은행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광구 전 은행장이 법정구속되자 채용비리와 관련 회장과 은행장 등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다른 시중 은행 관계자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 눈치다. 은행권 채용비리와 관련 인사의 첫 판결이 '유죄'로 나왔기 때문이다.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도 이광구 전 은행장과 비슷한 판결을 받는 것은 아닌지 이들 은행 관계자는 노심초사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이트지난 2일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는 조용병 회장 


現 채용비리 재판받고 있는 조용병 회장-함영주 은행장이광구 전 은행장 법정구속…당혹감 감추지 못하는 모습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 인수에 성공하며 '리딩뱅크 1위' 탈환에 성공한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과 KEB하나은행의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한 함영주 은행장이 검찰 '채용비리'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 관계자가 이광구 전 은행장의 법정구속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다.


이광구 전 은행장에 대한 판결이 향후 진행되는 조용병 회장과 함영주 은행장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조용병 회장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신한은행장에 재직하던 시절 외부청탁 지원자, 부서장 이상 자녀 30명의 점수를 조작하고 남녀 성비를 3대 1로 맞추기 위해 101명의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조용병 회장은 리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조카 손자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의 아들, 교회 교인의 아들 등에 대한 외부청탁을 받은 뒤 부정 합격시킨 의혹을 받고 있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채용비리' 조용병 회장, '131명 채용 성적' 조작한 혐의조용병 회장 변호인단 측 "개입 없었다" 혐의 전면 부인


조용병 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이들 혐의에 대해 전면부인했다. 지난해 11월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정창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조용병 회장의 변호인은 채용비리 혐의에 대해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당시 조용병 회장의 변호인은 "인사 업무는 신한은행의 다양한 업무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은행장으로서 채용과정에 일일이 개입했다는 공소사실은 채용업무 프로세스를 이행한다면 상식에 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제는 이광구 전 은행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이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 승인을 앞두고 혹시 모를 '최고경영자(CEO) 유고 상황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요구에 나선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현행법에 따라 신한금융지주가 CEO 공백 승계 계획 등이 준비돼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로 보인다.


인사이트지난해 11월 열린 신한은행 채용비리 첫 재판에 출석한 조용병 회장 / 뉴스1


신한금융, 지난해 연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로 시끌채용비리 재판 판결에 따라 악영향 끼칠 가능성↑


하지만 금융당국에서도 향후 재판에 따라 조용병 회장의 업무수행이 불가능할 수도 있어 이를 대비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


조용병 회장의 입장에서는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16일 신한금융지주가 신청한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고 하지만 CEO 유고 상황에 대한 대비책 마련 지시는 뼈아픈 대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연말 '세대교체' 명분으로 전격 단행한 계열사 사장단 인사 안착하는 과정에서도 채용비리 재판 판결에 따라 '악영향'을 끼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조용병 회장은 앞서 지난해 연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통해 위성호 신한은행장을 교체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인사이트지난해 8월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함영주 은행장, KEB하나은행 최대 실적…3연임 포기부당 채용·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현재 재판 중


당시 연임에 실패한 위성호 은행장은 "퇴출을 이해할 수 없다.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라고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며 반발에 나섰고 1인자 신한금융 회장과 2인자 신한은행장의 갈등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다행히 위성호 은행장이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며 더이상의 언급을 자제하면서 갈등이 해소 국면에 접어든 모양세다.


그렇지만 위성호 은행장과의 갈등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과 채용비리 혐의라는 꼬리표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조용병 회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역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경우는 지난 2015~2016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인사 청탁을 받고 지원자 9명을 부당하게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6년 신입 행원 채용에서도 남녀 합격자 비율을 4대 1로 맞추기 위해 불합격자 10명을 합격시킨 혐의도 받는다.


인사이트함영주 KEB하나은행장 / 사진제공 = KEB하나은행


신한금융·하나은행 측, 우리은행 채용비리와 다른 사안채용비리 재판에 충실히 임해 최대한 소명하겠다는 입장


함영주 은행장의 경우 3월 임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1심 판결이 그 전에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다만 이광구 전 은행장이 전·현직 시중은행장 중에서는 처음으로 실형선고를 받았다는 점에서 재판 중인 함영주 은행장도 조용병 회장과 마찬가지로 직·간접적 재판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긴장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신한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 측은 이광구 전 은행장의 법정구속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들 은행은 우리은행 채용비리 사건과는 다르다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CEO의 직접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게 주된 요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조용병 회장과 함영주 은행장 경우 '(채용 개입) 지시한 적이 없다'는 것을 두고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사안"이라며 "이광구 전 은행장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조용병 회장과 함영주 은행장의 채용비리 혐의에 대한 재판 결과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광구 전 은행장의 법정구속이 이들 CEO 재판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볼 대목이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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